[Healing Travel]구름 위에서 즐기는 스키의 감동… 알프스의 진수를 맛보다

조성하 전문기자 입력 2015-01-14 03:00수정 2015-0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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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기자의 힐링투어/프랑스 알프스의 ‘트루아발레 스키장’]
구름 위에서 즐기는 스키잉. 트루아발레 스키장의 발토랑스에선 그리 희귀한 체험이 아니다. 발토랑스(프랑스)=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1995년 겨울, 캐나다 밴쿠버의 위슬러스키장에서 나의 지구촌 스키여행은 시작됐다. 올 시즌까지 11개국 130여 개 스키장(북한 포함, 한국 제외)을 섭렵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쌓아가며 20년째 진행형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인상적인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대답은 늘 같다. 프랑스 알프스의 ‘트루아발레’다.

트루아발레는 마치 파도처럼 대지를 뒤덮은 1000∼4000m급 거대한 론(Rhone)알프스 ‘산악의 바다’에서 남북으로 이웃한 스위스 이탈리아의 서쪽, 론알프스의 중심인 에귀유드페클레 봉(해발 3562m) 능선에 면해 있다. ‘트루아발레’는 ‘세 개의 계곡’이란 뜻. 능선 옆으로 가지 친 세 개의 계곡마을이 리프트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스키장이 되면서 이 이름을 얻었다.

세 개의 계곡은 제각각 훌륭한 스키장이다. 그 이름은 메리벨, 쿠르슈벨, 발토랑스. 모두 계곡중심의 마을이름이다. 계곡도 어찌나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지 트루아발레로 불리기 전부터도 찾는 이가 많았다. 그러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거길 처음 찾은 건 올림픽 5년 후인 1997년. ‘세계 최대 스키장’인줄 알고 가긴 했어도 실제 스키로 돌아본 뒤에는 그 규모에 압도됐다.

그런 트루아발레의 최고매력이라면 한나절에 세 계곡을 종주하는 ‘마라톤 스키잉’이다. 오전 9시 반 해발 2300m 발토랑스 마을을 출발해 오후 네 시에야 기진맥진해 돌아올 정도로 긴 코스다. 스키리프트로 두 개의 능선을 차례로 올라 메리벨과 쿠르슈벨의 계곡 아래 마을까지 다운힐 한 뒤 가볍게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역순으로 내가 묵던 발토랑스 마을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이걸 현지에선 ‘트루아발레 서킷’이라고 부르는데 총연장은 30km쯤 될 듯싶다. 그날은 길을 잘 아는 현지 프랑스인 가이드가 있었기에 한나절에 가능했다. 혼자라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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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는 세계 곳곳의 100개가 넘는 스키장을 섭렵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곳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언젠가 트루아발레를 다시 찾아보리라 꿈꿔왔다. 그런데 그 소망이 지난 연말 이뤄졌다. 클럽메드가 ‘발토랑스 센세이션’이란 최고급 최첨단 스키리조트(384실)를 개장하며 초대한 것이었다. 스위스 제네바공항에서 A47 도로로 세 시간쯤 걸리는 발토랑스. 해발 2300m 산등성이에 있는 이 계곡마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규모는 17년 전에 비해 두 배쯤 커졌지만, 그래도 모습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클럽메드 ‘발토랑스 센세이션’은 이름 그대로 알프스 산악휴양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 환상적인 리조트다. 알프스 내 최대 규모에 고급스러움과 활달함을 두루 살린 화사한 디자인부터가 그렇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정보기술(IT) 기반의 디지털환경(와이파이, 전용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모든 정보제공 등)은 물론이고 스키장비 렌털 시스템과 강습까지 모든 분야의 서비스가 다른 곳보다 한 단계 위다. 음식도 그렇다. 세 끼 식사 모두 특급호텔 수준에다 미슐랭 투 스타의 셰프가 제공한 레시피의 특별디너까지 모두 선지불(All inclusive) 이용료에 포함돼 있다. 센세이션을 체험하면 다른 유럽스키리조트는 안중에 들지 않을 듯하다.

트루아발레에선 스키잉조차도 통상의 기대를 넘어선다. 스키를 ‘탄다’는 표현만으로는 그 특별한 감흥을 전달할 수 없다. 그 감동의 원천은 광대한 알프스산악의 설원에서 체험하는 자연과의 일체감이다. 스키를 타기보다는 그대로 자연에 빠져드는 몰입의 체험이다. 여기에 맛들이면 앞으로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스키 체험에서는 만족을 느끼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도 한 번쯤 이곳에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최고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트루아발레의 슬로프는 335개. 매일 밤 정설차로 다져주는 스키트레일만 600km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광대한 지역에서 정설하지 않은 딥스노(deep snow·깊은 눈)를 즐기는 ‘오프 피스트(off piste·길 밖)’ 스키잉은 또 어떻고. 숲의 나무를 자르고 슬로프를 내는 북미지역에선 ‘백 컨트리(Back country·스키장 밖)’에서나 딥스노 스키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알프스에선 정설한 설면(슬로프) 바깥이 전부 딥스노이고 거기서 오프 피스트 스키잉을 즐긴다. 이거야말로 알프스로 스키를 타러 가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과 일체감에서 오는 환상의 쾌감을 찾아.

그런데 아쉽게도 지난달 사흘간의 트루아발레 스키잉은 발토랑스 한 마을로 제한됐다. 시즌 초라 눈이 모자란 탓이었다. 나는 17년 전 기억을 더듬어 심드카롱 봉(3200m)에 올랐다.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과 그랑조라스가 북쪽으로 바라다보이는 곳인데 마침 쾌청해 이 둘을 포함해 모든 고봉이 잘 조망됐다. 게다가 해발 2500m쯤에 운해가 펼쳐져 몽블랑 봉은 마치 구름바다의 섬처럼 다가왔다. 이날 운해가 빚어낸 알프스 비경은 구름 위에서 스키잉을 하는 듯한 특별한 선물을 선사했고 그것은 내 스키인생 최고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그렇다. 구름 위에서의 스키잉이야말로 알프스에서 누리는 최고의 호사다. 그러니 알프스가 아닌 곳에서 스키잉은 언제나 차선(次善)일 수밖에 없다. 겨울 프랑스알프스는 그런 곳이다.

Travel Info▼

▲트루아발레:
대표마을 세 개에 작은 마을까지 포함해 리조트 마을은 총 8개. 올 시즌은 지난해 12월 23일 개막해 4월 24일까지다. 패스 하나로 335개 슬로프(600km)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 스키 지도 지참은 필수. 길을 잃어 엉뚱한 마을로 가서 헤맬 수 있어서다. 비상시엔 빨간 빛깔 유니폼의 프랑스 국립스키학교(ESF) 강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모든 슬로프에서 수백 명이 활동 중이다.

◇슬로프: 335개의 85%가 해발 1800m 이상 고산이다. 난도 표지는 용평리조트와 동일(상급자 검정, 중급자 파랑, 초급자 초록)하며 초·중급이 50%다. ◇트루아발레 서킷(마을 일주 스키마라톤): 쾌청한 날만 추천. 기상악화로 리프트 가동이 중단되거나 리프트 가동 중단 시간까지 돌아오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현지 가이드 동반은 필수. ◇홈페이지: www.les3vallees.com

▲발토랑스: 트루아발레 중 유일하게 산등성이(2300m)에 있는 산악마을. 지난 2년간 스키장시설 업그레이드에 매년 2000만 유로(272억 원)를 투자해 지난해 프랑스, 유럽, 세계 최고스키리조트 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클럽메드: ‘프리미엄 올 인클루시브 홀리데이(Premium All-inclusive Holiday)’가 말해주듯 ‘선불제 호화 리조트’다. ‘선불’엔 체류 기간의 숙식, 맥주 와인 칵테일 등 술과 소프트드링크 차 커피 등 음료, 파티와 쇼 등 엔터테인먼트와 다양한 액티비티(썰매 보더크로스 스노슈잉 등)의 요금이 포함된다. 별도 지출은 스파와 위스키, 고급와인만. 전 세계에 70개가 있는데 ‘발토랑스 센세이션’(4 트라이던트 급)이 가장 최신. 한국사무소(www.clubmed.co.kr) 02-3452-0123. www.facebook.com/clubmed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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