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명인전 불꽃 리턴매치… 박지연 도전 1국서 최정에 승리
‘월드퀸’ 박지은-새내기 김채영… 여류국수전 21일 결승 첫대국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여류명인전 결승전 대국장에 나온 박지연 3단. 사이버오로 제공
철녀(鐵女)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이 중국으로 돌아간 2012년 1월 이후, 한국 여자 바둑계는 루이와 삼각 축을 이루던 박지은 9단(32)과 조혜연 9단(29)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여자 바둑계는 최근 2년간 박지연 3단(23)과 김혜민 7단(29)이 여류국수전에서, 조혜연이 여류십단전에서 우승했다. 최정 4단(18)은 여류명인전을 2연패했고 여류기성전에서도 우승했다. 춘추전국시대라고도 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최정이 강세다.
춘삼월 여류명인전과 여류국수전 결승전이 잇달아 열린다. 결과에 따라 여자바둑계의 판도가 다시 짜여질 듯하다.
먼저 여류명인전. 박지연이 최정에게 도전한다. 박지연은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최정에게 패했다. 그에게는 설욕전인 셈이다. 최정은 지난해 우승한 뒤 “루이 사범처럼 7연패를 하고 싶다”며 이 타이틀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여류명인전 도전 3국 중 1국. 박지연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대국장에 나타났다. “기분전환을 위해”라고 말했으나 대국 자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그는 대마를 잡으며 불계승을 거뒀다. 박지연이 최정을 상대로 3연패 끝에 거둔 귀중한 첫 승. 상대전적은 3승 5패로 좁혀졌다.
박지연은 “바둑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더 애정을 갖게 됐다고 할까. 2국에서 이겨 생애 2번째 타이틀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2국이 흑번이어서 흑번 포석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은 “최신 기보와 사활 문제를 풀기도 하고, 주변 공원도 걸으면서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전 2국은 6일, 3국은 20일 열린다. 우승상금 1200만 원.
다음으로 여류국수전 결승전. 입신(入神·9단) 박지은과 수졸(守拙·초단) 김채영(18)이 맞붙는다. 세계대회 개인전에서 5차례 우승하고 단체전에서도 7차례 우승을 이끌어 ‘월드 퀸’으로 불리는 관록의 박지은과 2011년 입단한 새내기 김채영의 대결이다. 박지은으로서는 2008년 여류국수전 이후 6년 만에 3번째 국내 타이틀을 따낸다는 의미가 있고, 김채영으로서는 승리하면 데뷔 3년 만에 첫 타이틀을 따는 것이다. 상대 전적은 박지은이 2승으로 앞서 있다. 김채영은 김성래 5단의 장녀로 부녀기사. 결승 1, 2, 3국은 21, 24, 26일 열린다. 우승 상금은 12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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