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87 느슨한 수

  • 동아일보

○ 박정환 9단 ● 이세돌 9단
도전자결정전 1국 5보(81∼101)

선수를 잡은 이세돌 9단은 81, 83으로 밀어 올린다. 이 싸움은 흑이 유리하다. 손 따라 뒀다간 백의 패배가 뻔하다. 박정환 9단은 86으로 붙여 변화를 꾀한다.

87이 느슨했다. 참고 1도처럼 흑 1, 3으로 받아 계속 백을 공격할 자리. 백이 아직도 미생이기 때문에 공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변 흑 집이 커질 수 있다. 이세돌이 실전에서 87, 89로 두텁게 처리하고 있는 이유는 형세가 좋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변 백을 패로 공격하는 뒷맛이 남아있다. 부자 몸조심이라고나 할까.

박정환이 좌상귀 90으로 지킨 것은 아주 큰 자리. 참고 2도처럼 백 1로 젖혀가는 것도 좋은 자리이지만 흑 2로 3·3에 뛰어든 뒤 흑 10까지 살면 백은 껍데기만 남는다.

92의 걸침에 93은 당연한 협공. 그냥 3·3으로 들어가는 정석으로는 우변 흑 세력이 너무 좋아 백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94로 머리를 내밀어 흑의 응수를 물어본다. 그러자 흑은 95, 97을 선수하고 99로 지킨다.

박정환은 100으로 뛰어들어가 승부수를 던진다. 101로 받아 백의 다음 응수를 기다리는 흑. 얼핏 안에서 백이 두 집을 내고 살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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