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프랑스혁명 이념은 명분뿐… 금융권력 지배시대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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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알랭 소랄 지음·이현웅 옮김/264쪽·1만3000원·갈라파고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에서는 현대사회의 금융권력에 대한 수많은 비판서가 나왔다. 이 책의 저자는 금융권력의 지배 역사를 프랑스 혁명에서부터 추적한다. 프랑스 혁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세력은 민중이 아닌 상층 부르주아지였으며, 그 궁극적 동기는 돈과 권력이었다. 자유, 평등, 박애는 그저 표면적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3신분에서 소수에 지나지 않는 부르주아지들은 인민의 이름으로 행세하며 ‘이성’을 내세워 종교권력을 붕괴시켰고 ‘자유’와 ‘평등’을 내세워 왕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았다. 그렇게 해서 왕권과 종교권력 대신 금전적 권력이 우위에 선 현대세계가 열린 것이다.

저자는 “이런 진실을 가리기 위해 부르주아지 권력층은 ‘명석하고 진보적인 선의 세력’과 ‘반계몽적이고 절대주의적인 악의 세력’이라는 두 진영으로 이뤄진 세계를 제시했고, 그렇게 프랑스 혁명은 선이 악을 이긴 신화가 됐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좌파 이론가. 그는 로스차일드 은행의 전임 사장으로 프랑스 19대 대통령에 당선된 조르주 퐁피두를 비롯해 존 F 케네디의 암살과 샤를 드골의 실각, 우드로 윌슨의 당선 등에 얽힌 금융권력과 정치권력의 힘겨루기의 역사를 조명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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