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재미와 감동 ‘2012 오페라 갈라’ 호평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1월 7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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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독특한 오페라 다섯 작품이 한 무대에 올라 큰 관심을 끌었다. 12월 29~30일 국립오페라단의 ‘2012 오페라 갈라’는 <카르멘>, <코지 판 투테>, <청>, <방황하는 화란인>, <나부코> 등 명작의 명장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몄다.

이들 오페라는 서로 성격이 너무 달라 한 무대에 올리기에는 모험이 따른다. <카르멘>은 격정적 멜로물이고 <코지 판 투테>는 해학적 희극이다. <청>은 섬세한 창극이고 <방황하는 화란인>은 장엄하며 <나부코>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있다. 시대적인 배경, 조명, 음향, 의상 및 도구들이 모두 달라 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은 자칫 무모해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다섯 작품은 한 무대에서 서로 어울리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빠른 시간에 무대를 바꾸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아리아, 합창, 댄스 등이 조화롭게 어울려 매력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특히 창작오페라 <청>이 하나의 레퍼토리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청>은 조선후기 가난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판소리 심청가를 토대로 한 이용탁 작곡의 창극 <청>을 오페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역동적인 국악관현악과 드라마틱한 극의 전개로 2006년 초연에서 호평 받은 <청>이 아리아, 합창, 그리고 발레가 어우러진 한편의 오페라로 작·편곡돼 오페라 갈라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 작품은 한국전통음악의 틀에서 벗어나 여느 오페라처럼 서양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새롭게 작곡됐다.

명창과 국악기(아쟁, 대금, 해금, 그리고 타악기)의 소리가 서양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고 아리아는 국악고유의 선율을 고집해 한국음악의 멋과 정서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안숙선·김지숙 명창이 도창을 맡고 발레리나 김주원이 독무를 춰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심청이 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성혜의 다소 높은 듯한 음역은 구슬픈 심청의 심정을 표현했고, 심봉사 역 바리톤 김동섭과 도선주 역 테너 강훈의 소리 또한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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