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도형 기하의 세계에 흠뻑… 재미화가 이상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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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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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도형과 기호가 집합된 이상남 씨의 신작. PKM트리니티갤러리 제공
독특한 도형과 기호가 집합된 이상남 씨의 신작. PKM트리니티갤러리 제공
직선과 원, 타원이 겹겹이 포개지며 만든 기하학적 도형이 표면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 화면의 구성과 분홍 초록 파랑 등 화려한 색채 배합이 조화를 이루며 무한히 펼쳐진 공간의 느낌을 전한다.

1980년대 이후 미국 뉴욕에 정착해 활동해 온 이상남 씨가 4년 만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업이다. 작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가 고안한 500여 개 공예적 도상들이 빽빽하게 집합된 회화는 ‘기하 추상의 탐구’란 점에서 예전과 같은 맥락이되 더욱 밀도 있는 짜임새와 현란한 구성을 드러낸다. 대작에 앞서 그가 날마다 작업하는 종이드로잉도 흥미롭다. 화가의 머릿속을 엿볼 수 있는 소품들이다.

그의 작품은 얼핏 차갑고 기계적으로 제작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공(手工)의 작업 과정을 감추고 있다. 옻칠한 나무 판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고 사포로 매끄럽게 갈아 내기를 50∼100회 반복해 탄생시킨 작품은 이성과 감성, 동양의 정신성과 서구의 물질성을 뭉뚱그리고,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를 흔든다.

무수한 형상과 색채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의 이미지에서 뽑아낸 독특한 도상과 부호들은 순수 조형요소가 전하는 시각적 즐거움을 일깨운다. ‘Light+Right(Three Moon)’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10월 12일까지 열린다. 02-515-9496

고미석 문화전문기자·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미술#이상남#기하추상의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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