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영상-사운드의 환상 3박자… 스위스 영상작가 피필로티 리스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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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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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 영상과 사운드가 결합된 피필로티 리스트의 영상 설치작품 ‘하늘로 오르다’. 리움 제공
몽환적 영상과 사운드가 결합된 피필로티 리스트의 영상 설치작품 ‘하늘로 오르다’. 리움 제공
천장에 매달린 반투명 영사막이 어둠 속에서 가볍게 너울거린다. 풀밭을 한가롭게 쏘다니는 양, 하늘, 꽃, 과일 등을 확대한 이미지가 천 위에 겹쳐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오르골 사운드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관객들이 작품 속을 자유롭게 걸어 다닌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의 블랙박스에서 열리는 스위스의 영상작가 피필로티 리스트(50)의 ‘하늘로 오르다’전은 전시 공간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4대의 영사기가 36장의 천에 환상적 색채의 영상을 비추고 그 사이를 걷는 관객은 작품의 일부로 편입된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관심을 도발적 상상력으로 표현해온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이미지와 사운드가 몽환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관객은 눈과 귀, 몸을 이용해 작품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비디오 작업을 시작한 작가의 본명은 엘리사베트 샤를로테 리스트. ‘피피(삐삐) 롱스타킹’ 주인공의 이름에서 예명을 따왔다.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프레미오 2000’ 상을 받으며 주목받았고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9월 16일까지. 02-2014-690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영상작가#피필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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