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강연기획사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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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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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주는 강연 하나가 잘 읽은 책 1권보다 낫죠

강연기획 문화기업 마이크임팩트의 한동헌 대표는 “토크 콘서트나 북 콘서트처럼 새로운 강연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야기가 담긴 강연을 통해 지식과 경험의 선순환 체계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강연기획 문화기업 마이크임팩트의 한동헌 대표는 “토크 콘서트나 북 콘서트처럼 새로운 강연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야기가 담긴 강연을 통해 지식과 경험의 선순환 체계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스물여덟 살 청년은 겁이 없었다.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졸업과 동시에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취업, 경영학석사(MBA)를 준비하던 청년은 누가 봐도 ‘엄친아’였다. 인생의 전환점은 친구 5명과의 술자리에서 던진 농담이었다. “재미있으면서 의미 있는, 그런 건 왜 없지? 우리가 한 번 해볼까?”

국내 최초의 강연기획 문화기업 마이크임팩트의 한동헌 대표(30)는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강연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2009년 3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다니며 재미삼아 기획한 강연콘서트 ‘청춘, 냉정과 열정사이’의 5000석 표가 순식간에 매진되자 그 길로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다. 2010년 1월 창업 후 KBS2 ‘남자의 자격’의 강연편 ‘청춘에게 고함’, 청춘을 대상으로 한 강연콘서트 ‘열정락서’, 청춘들을 위한 축제 ‘청춘페스티벌’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놓았다. 창업 2년 반 만에 직원이 50명으로 불어났는데 평균 연령이 27세다.

최근 그가 내놓은 ‘청춘 고민상담소’(엘도라도)는 ‘두려움’ ‘스펙’ ‘조바심’ ‘한계’ 등 청춘이 버려야 할 10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한 강연을 엮은 책이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의 복합문화공간인 엠스퀘어에서 만난 그는 “‘강연’하면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편견을 뛰어넘고 싶다”고 했다.

“선배나 어른들로부터 조언이나 이야기 듣는 걸 좋아했는데 그런 것도 넓은 의미의 강연입니다. 대학생 때 학과에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학생들이 듣지 않고 도망가려 한 적이 있어요. 기획 연사 강연 구성 이런 것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를 품게 하는 강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문화콘텐츠로서 강연이 갖는 힘은 무얼까요.

‘청춘이 버려야 할 10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한 강연 콘서트 ‘청춘 고민 상담소’. 마이크임팩트 제공
‘청춘이 버려야 할 10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한 강연 콘서트 ‘청춘 고민 상담소’. 마이크임팩트 제공
“잘 읽은 책 1권보다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강연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요. 강연은 사람이 직접 말하는 것을 보고 듣고 진정성을 체감하고 ‘아우라’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죠. 인간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존재예요. 고대 그리스에 광장이 생겨난 것도 그렇죠. 역설적으로 현대사회는 사람들끼리 더 많이 연결돼 있음에도 그런 의견을 나눌 장이 부족합니다. 맘껏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답에 확신을 갖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춘’이라는 콘텐츠가 앞으로 식상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젊으니 청춘이 가장 크게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지고 있어요. 서른에 접어든 여성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원더우먼’ 강연, ‘지적 된장남’들을 위한 강연파티 ‘메디치’, ‘중년 고민 상담소’ 등으로 강의 소재를 넓혀가고 있어요.”

강연기획가로서 한 대표의 자산은 3000명이 넘는 명사 네트워크다. 총 300회가량의 강연에 1300명이 넘는 명사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석했다. 한 달에 100건씩 연 1000건이 넘는 강연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연사뿐 아니라 ‘3차 산업혁명’ 저자 제러미 리프킨,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등 외국 학자들의 내한강연도 성사시켰다. 올해 안으로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국립대 교수, 아시아 여성 최초의 하버드로스쿨 종신교수인 석지영 씨도 초청할 예정이다. 강연기획으로 시작한 기업은 강연 전문 에이전시, 교양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카데미스쿨, 복합문화공간 운영 등으로 업무영역이 날로 커가고 있다.

“강연이 끝나고 몇몇 분이 와서 ‘고맙다. 좋은 일 한다’는 말씀을 하시면 뿌듯하더라고요. 저희 강연을 듣고 바뀌는 분들이 하나둘 모인다면 그게 곧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강연기획사#마이크임팩트#한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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