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연극문법으로부터의 이탈을 꿈꾸는 변방연극제가 4∼20일 서울시내 곳곳에 더해 인천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서 열린다. 올해 14회를 맞은 변방연극제의 공식 초청작 14편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도시 속 주거공간을 새롭게 조명하는 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
극단 서울괴담의 ‘기이한 마을버스 여행-성북동’(7, 8일 성북동 주택가)은 국유지를 빌려 사는 탓에 한 주소지(성북동 산21번지)에 300여 명이 살고 있는 독특한 공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친다. 이곳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인형극, 마당극과 결합된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이 주소지에 얽힌 과거 현재 미래를 풀어낸다.
미디어 아티스트 차지량 씨가 기획한 ‘뉴 홈’(7, 14일 인천아트플랫폼)은 재개발 지역 다세대주택, 도시형 원룸, 신도시 아파트의 빈 공간을 함께 체험하며 1박 2일을 보내는 공연이다. 관객은 텅 빈 도시 속 주거지를 돌아보거나 그 공간에서 생활하며 찍어둔 영상을 보고 밴드연주와 토론을 펼치며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사카구치 교헤의 ‘움직이는 집’은 ‘집=돈’으로 인식하는 현대적 주거개념에 반기를 드는 퍼포먼스와 전시다.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집을 짓는 작업을 펼쳐온 일본 건축가가 한국의 건축과 학생 등 10명의 자원자와 함께 도시생활의 부산물을 활용해 바퀴로 이동 가능한 집을 짓고 이를 7, 8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앞마당, 10∼20일 문래예술공장에서 전시한다. 무료∼1만 원. 02-3673-5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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