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아찔한 섹시녀 NO! 우아한 센스녀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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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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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3.0이 제안하는 올여름 수영복

에스닉 프린트 우아한 복고. 올여름 수영복 트렌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자연물을 모티브로 하거나 민속적인 느낌의 대담한 프린트도 ‘핫이슈’로 꼽힙니다. 왼쪽의 원피스형 수영복과 투명한 뱅글은 ‘오브제 ★ Y.K. JEONG’. 오른쪽 비키니는 ‘토리버치’.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촬영협조: 모델=K플러스 이수정 박민지, 헤어·메이크업=라뷰티코아 도산점(헤어: 민영, 메이크업: 하나), 장소협찬=그랜드하얏트서울
에스닉 프린트 우아한 복고. 올여름 수영복 트렌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자연물을 모티브로 하거나 민속적인 느낌의 대담한 프린트도 ‘핫이슈’로 꼽힙니다. 왼쪽의 원피스형 수영복과 투명한 뱅글은 ‘오브제 ★ Y.K. JEONG’. 오른쪽 비키니는 ‘토리버치’.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촬영협조: 모델=K플러스 이수정 박민지, 헤어·메이크업=라뷰티코아 도산점(헤어: 민영, 메이크업: 하나), 장소협찬=그랜드하얏트서울
Dear 여성 독자 여러분.

드디어 그날이 오고 말았습니다. 뽀얀 속살을 수줍게 드러내야 할 수영복 시즌! 게다가 올여름은 예년보다 2주가량 먼저 찾아오고 말았으니, 이상 기후의 여파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 같습니다.

군살 없이 매끈한 ‘축복받은 유전자’를 가지셨다면 일단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그냥 마르기만 한 게 아니라 필요한 부위에 적절한 볼륨감까지 더했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게 틀림없으시겠군요. 속옷 업체 비비안이 브래지어 판매량을 기초로 조사한 한국 여성 표준 몸매는 여전히 ‘75A’입니다. 한국 여성의 58%는 A컵이며, 43%는 밑가슴 둘레 사이즈가 ‘75’이니까요.

하지만 2%, 아니 98% 부족한 몸매를 가졌더라도 올여름엔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트로(복고) 스타일의 영향으로 손바닥만 한 비키니 대신, 조신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입는 것이 수영복 트렌드의 ‘대세’니까요.

에코 로맨틱 하와이언 프린트가 돋보이는 비키니 톱과 함께 스타일링한 반바지는 ‘오브제 ★ Y.K. JEONG’. 라피아 소재 모자는 ‘폴스미스’, 샌들은 ‘DKNY’.
에코 로맨틱 하와이언 프린트가 돋보이는 비키니 톱과 함께 스타일링한 반바지는 ‘오브제 ★ Y.K. JEONG’. 라피아 소재 모자는 ‘폴스미스’, 샌들은 ‘DKNY’.
복고풍이 떴다

트렌드정보사 인터패션플래닝에 따르면 특히 올여름에는 수영복 하의의 실루엣이 참해졌습니다. 옆선이 아찔한 ‘V’라인을 이뤄, 엉덩이 살과 골반 뼈를 사정없이 드러내는 가혹한 스타일은 올여름엔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대신 엉덩이를 살포시 덮어주고, 언뜻 보면 짧은 핫팬츠를 입은 것 같은 모습의 스타일이 주요 패션 컬렉션을 통해 대거 선보였습니다.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피터 솜 등 주요 패션 브랜드의 2012년 여름 컬렉션에서도 전체적으로 복고풍의 실루엣을 가진 원피스형 수영복들을 선보였습니다. 박은진 인터패션플래닝 수석연구원은 “보수적인 절개선(conservative cuts)들이 여러 브랜드를 통해 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전통적인 ‘핀업 걸’을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들도 눈길을 끕니다.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는 목 뒤 부분에서 끈을 한 데 묶어 연출하는 ‘홀터넥’ 스타일을, 마르니는 어깨 끈 부위를 두껍게 처리한 스타일을 선보여 옛 패션화보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남성들이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동경할 정도의 ‘섹스 심벌’이란 뜻인 ‘핀업 걸’. 그 계보는 브리지트 바르도, 메릴린 먼로로 이어진답니다. ‘다 드러내기’가 아닌 ‘적절히 드러내기’로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했던 그녀들이 입었던 스타일을 잠시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내 몸매가 ‘섹스 심벌’ 스타일이라고 우기기엔 조금 미안한 수준이라도 핀업 걸이 입었던 ‘빈티지 테일러드’ 스타일만큼은 얼른 내 것으로 소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스타일의 수영복은 몸매의 결점을 가려주기에도 제격이기 때문이죠.

▼레트로풍으로 노출은 살짝, 현란한 프린트로 낭만은 활짝▼

모던 시크  세로와 가로를 적당히 교차해 착시효과를 주는 비키니 톱, 복고적인 느낌을 내기 위해 헤어밴드처럼 사용한 스카프와 반바지, 팔찌는 모두 ‘토리버치’. 스트라이프, 기하학적 패턴은 도시적인 시크함을 더해줍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모던 시크 세로와 가로를 적당히 교차해 착시효과를 주는 비키니 톱, 복고적인 느낌을 내기 위해 헤어밴드처럼 사용한 스카프와 반바지, 팔찌는 모두 ‘토리버치’. 스트라이프, 기하학적 패턴은 도시적인 시크함을 더해줍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싸 런던’ ‘폴&조’ ‘마이클 코어스’ 등의 브랜드에서는 원피스형 수영복에 가슴 부위를 배꼽 정도 위치까지 깊고 좁게 판 ‘V 컷’ 네크라인을 선보였는데요,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우아한 이브닝 웨어 정도입니다. 원피스형 수영복의 양쪽 옆구리 부분을 시원하게 뚫은 것도,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답게 ‘스포츠 룩’도 수영복 트렌드에 녹아 있습니다. ‘토미힐피거’는 목선이 쇄골 위까지 올라와 상체를 완전히 커버하지만, 어깨의 진동선 라인을 깊게 파 여성미를 살린 원피스형 수영복을 선보였습니다. 여자 수영 선수들이 선수복으로 입는 스타일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실전 스타일링법

자, 이제 위크엔드3.0이 트렌드에 맞는 스타일을 제안합니다. 모두 ‘용기’를 갖고 주목해주세요.

에스닉 프린트=먼저 올해 ‘신상’ 수영복에서 많이 만나보게 될 복고풍 에스닉 프린트를 눈여겨봐 주십시오. 복잡한 에스닉 프린트는 시선을 다소 분산시키는 효과를 준답니다. 그러고 보니 미스코리아 수영복 심사 때 후보들이 단색의 파란 수영복을 맞춰 입는 것은, 몸매를 ‘정직하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나 보네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가 디자인에 참여한 ‘오브제 ★ Y.K. JEONG’은 열대우림을 연상시키는 프린트의 원피스형 수영복을 선보였습니다. 이에 투명한 소재의 두꺼운 팔찌와 별 모양 목걸이를 매치해 시크한 비치웨어룩을 연출했습니다. 물 밖이나 해변에서는 촘촘히 구멍이 뚫린 셔츠를 매치하면 제법 격식을 차린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왼쪽=모던시크 튜브톱 비키니는 ‘발맹’, 로맨틱한 빅 백은 ‘DKNY’, 구두는 ‘토리버치’.▲=에코 로맨틱 프릴 장식이 달린 비키니는 ‘DKNY’. 빅 백, 샌들은 ‘토리버치’, 목걸이는  ‘오브제 ★ Y.K. JEONG’.
▲왼쪽=모던시크 튜브톱 비키니는 ‘발맹’, 로맨틱한 빅 백은 ‘DKNY’, 구두는 ‘토리버치’.▲=에코 로맨틱 프릴 장식이 달린 비키니는 ‘DKNY’. 빅 백, 샌들은 ‘토리버치’, 목걸이는 ‘오브제 ★ Y.K. JEONG’.
비키니 역시 에스닉한 무늬를 고르면 복고풍 트렌드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가슴 아랫단과 허리 부분에 스트라이프 장식이 들어가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토리 버치’ 비키니는 수영복 위에 쉽게 걸칠 수 있는 튜닉 톱과 함께 매치하면 좋을 듯합니다. 물속에서나 물 밖에서 모두 정열적인 남미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낼 수 있을 듯하니까요.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는 튜닉톱은 미니 원피스처럼 입을 수도, 허리 부분을 묶어 섹시한 셔츠 느낌으로 연출할 수도 있습니다.

에코 로맨틱=하와이나 발리에서 봄 직한 열대 꽃 프린트도 여름 느낌을 내기 제격일 듯합니다. ‘휠라’는 올여름 수영복 트렌드로 대자연을 연상시키는 ‘에코 그래픽 패턴’을 꼽기도 했습니다.

특히 ‘페미닌 레트로’에 주목해보면 어떨까요. 가슴을 모아주고 올려주는 효과를 내는 홀터넥 스타일 비키니에 같은 문양과 같은 패턴의 반바지, 챙 넓은 라피아 소재 모자를 곁들이면 핀업 걸 같은 느낌을 제대로 낼 수 있을 듯합니다. 특히 굵은 스카프가 멋지게 감긴 ‘폴스미스’의 라피아 소재 모자는 당장이라도 해변에 달려가고 싶을 정도로 낭만적입니다. 라피아 모자는 햇볕 차단의 고유 기능 외에도 심미적, 심리적 효과가 적잖은 패션 아이템이죠.

허리 라인 부분에 프릴이 달린 비키니는 겉보기 연령을 5세쯤은 앞당겨 줄 것 같습니다. 또 ‘비키니의 달인’들은 비키니 차림에는 커다란 크기의 비치백을 매치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자질구레한 소품을 한꺼번에 수납하기도 좋지만, 필요한 때 노출 부위를 적당히 가릴 수 있는 ‘방패’ 역할도 하니까요.

모던 시크=스트라이프, 기하학적 패턴, 토트(물방울) 무늬도 이번 시즌 트렌드 문양 중 하나로 꼽힙니다. 모델이 착용한 ‘토리버치’의 스트라이프 비키니도 세로와 가로가 적절히 조화돼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가슴 부위는 특히 스트라이프 패턴이 대각선으로 교차되게 해 가슴을 살짝 커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도 줄 수 있을 듯합니다. 반바지 안에 입은 비키니 하의 역시 짧은 테니스 치마를 입은 듯한 느낌을 줬답니다. 스카프나 가죽 팔찌를 함께 매치하니 더욱 조신한 멋이 났습니다.

어깨 끈이 없는 튜브톱 비키니는 사실 모델급 몸매가 아니고선 소화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허리라인 부분에 벨트를 맨 듯한 장식이 있는 ‘발맹’의 비키니는 일반 튜브톱 비키니보다는 난이도가 덜 높아 보였습니다. 시원해 보이는 큰 액세서리 또는 빅 백과 매치하면 남다른 카리스마를 낼 수 있게 해 줄 듯합니다. 자, 이제 여행 가방을 꾸릴 차례인가요. 패션 전문가들이 입 모아 말하는 ‘수영복 패션’의 화룡점정은 ‘애티튜드(태도)’입니다. 노출 패션에도 당당히 어깨를 펴고, 여성성을 만끽할 준비가 된 당신. 올여름, ‘서머 퀸’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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