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인 HD’ 엘레나 박 부감독 “지구촌 오페라광 위한 즐거운 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뉴욕 메트오페라 전세계 중계 ‘라이브인 HD’ 현장지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제공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제공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메가박스와 베어홀, 칠레 산티아고의 네스카페 극장, 스페인 마드리드의 옐모 극장…. 이 극장들의 공통점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의 공연을 상영한다는 점이다. 메트 오페라를 실시간이나 녹화로 세계 각국에 중계하는 ‘메트: 라이브 인 HD’ 프로젝트는 2006년 시작됐다. 초창기에는 6개국에서만 상영했지만 현재 54개국 1700여 개 영화관으로 확대됐다.

이 프로젝트의 현장 지휘자가 재미교포 2세인 엘레나 박 메트 부감독(43·사진)이다. 그는 피터 겔브 메트 총감독 바로 아래 있는 8명의 부감독 중 한 명이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공연예술협회(ISPA) 국제총회에 참석하는 그를 전화로 만났다.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라이브 인 HD, 시리우스XM 라디오를 통한 오페라 실황 위성중계를 비롯해 뉴욕 인근의 박물관, 미술관과 함께 진행하는 음악 관련 프로젝트, 마케팅과 홍보 등을 관장한다. 그중에서도 라이브 인 HD의 준비와 조사, 제작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 HD제작팀이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라인의 황금’을 세계 각국에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엘레나 박 메트 부감독이 직접 촬영했다. 그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든 최고의 오페라 공연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제공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 HD제작팀이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라인의 황금’을 세계 각국에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엘레나 박 메트 부감독이 직접 촬영했다. 그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든 최고의 오페라 공연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제공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펜실베이니아대(유펜)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필라델피아 오페라 인턴부터 시작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홍보부, 뉴욕 클래식 전문 라디오방송 WXQR에서 음악·문화 총괄프로듀서, 문화예술 웹진 ‘안단테’ 편집장 등을 지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권유로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을 배웠다. 메트에서의 업무는 경력을 아우르는 일이다. 음악, 연극, 시각예술 등 모든 장르를 포괄하고 청중에게 수많은 위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라이브 인 HD 프로젝트는 지난 6년간 어떤 성과를 거뒀나.

“메트 오페라를 더 많은 이에게 보여주려는 실험이었다.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6년간 960만 장이 넘는 티켓이 나갔고, 오페라에 대한 관심도 늘어 오페라극장 입장 수익도 증가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자 영국 런던의 국립극장과 로열오페라하우스가 뒤를 따랐다. 로열오페라하우스는 ‘카르멘’과 ‘나비부인’을 3차원(3D) 영화로 제작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공연을 인터넷으로 실황 중계하는 ‘디지털 콘서트홀’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이브 인 HD는 중간 휴식시간에 백스테이지를 찾아가 성악가와 스태프를 인터뷰하고, 세트를 전환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공연 자체만으로도 분주한 때에 이런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구성원들이 기꺼이 받아들이는가.

“초창기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지인과 팬들에게서 문자메시지와 e메일이 쏟아지니 달라지더라. 소프라노 데버러 보이트는 노래하는 것만큼 인터뷰를 좋아한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힘든 점은….

“현장의 청중과 영화관 관객을 모두 고려해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거대하고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일과 비슷하다. HD 제작을 위해 카메라 10∼12대가 움직인다. 수백 명의 스태프가 각자 맡은 업무를 일사불란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작품마다 각기 다른 무대 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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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코엑스점(수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4시), 센트럴점(수 오후 2시, 금
오후 8시), 킨텍스점(화 오후 7시, 목 오후 2시),분당점(금 오후 7시 반)에서 간디의 삶을 그린 필립글라스의 ‘사티아그라하’를 상영하고 있다. 3만 원,청소년 2만5000원. 1544-0070 삼성동 베어홀에서는 음악칼럼니스트 장일범, 유정우 씨의 해설로 모차르트 ‘돈 조반니’의 주요 장면을 볼 수 있다. 18일 오후 6시 반, 8시, 20일 오전11시, 낮 12시 반. 3만∼6만 원.02-550-8665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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