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다시 뭉쳐 남은 이야기 끝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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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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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럼 주찬권 씨, 솔로 앨범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정자동 클럽 ‘버디 라이브’에서 만난 주찬권 씨. 그는 “이글스나 롤링스톤스처럼 여전히 활동하는 그룹을 보면 부럽다”고 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정자동 클럽 ‘버디 라이브’에서 만난 주찬권 씨. 그는 “이글스나 롤링스톤스처럼 여전히 활동하는 그룹을 보면 부럽다”고 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7월부터 들국화는 다시 활동에 들어갈 거예요. ‘들국화 4집’을 곧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해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밴드 들국화. 팀에서 드럼을 맡았던 주찬권 씨(57)가 7년 만에 솔로 정규 앨범 6집 ‘지금 여기’를 내놨다.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버디 라이브’에서 만난 주 씨는 “(전)인권이 건강이 많이 나아졌다. 전인권, 최성원, 조덕환, 나, 이렇게 넷이서 만나고 있다. 조만간 공연무대에서 결합할 것”이라고 했다. ‘버디 라이브’는 그가 운영하는 클럽이다.

2005년 5집 ‘Low’에서 강렬한 록을 들려줬던 주 씨는 이번 앨범에서 힘을 뺐다. ‘쉽게 생각해’ ‘인생 뭐 있다구’ ‘잠시 쉬었다 가세’ ‘이 순간은 우리의 것’ 등 제목부터 인생에 대한 여유 있는 관조가 드러난다.

새 앨범 녹음은 40m²나 될까 한 작은 지하 클럽에서 혼자 해냈다고 했다. 모두 잠든 밤, 드럼 기타 베이스 건반을 오가며 홀로 분투했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배운 컴퓨터 프로그램에 한 트랙 한 트랙 차곡차곡 쌓아 직접 믹스까지 끝냈다.

1989년 들국화 해체 후 그는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17년 전 이혼한 뒤 두 딸을 혼자 키웠다. “저는 밤잽이(밤에 활동하는 음악인) 아닙니까. 음악하면서 남자 혼자 애 키우는 게 장난 아니었지. 원치 않는 업소활동도 했죠. 그땐 들국화라는 아우라가 오히려 장애도 됐어요. 그래도 산다는 건 늘 배움의 연속이죠.”

그는 ‘들국화에겐 끝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들국화 멤버 조덕환의 솔로 앨범에 최성원과 함께 참여한 것이 신호탄이다. 남은 것은 들국화의 재결합. “하반기에 신곡 몇 개 발표하고 내년에는 4집을 내야죠. 멤버들 각자 써놓은 곡도 많고 1, 2집 시절 써놨는데 못 들어간 곡들도 새 앨범에 담을 거예요.” 그는 “내 신곡 ‘아직도 내겐’도 들국화를 염두에 둔 곡이다. 나보다는 인권이 보컬이 ‘딱’인 노래”라고 했다.

라이브 활동을 위해 그는 노장들 대신 20, 30대의 젊은 멤버들과 밴드를 꾸렸다. 요즘은 외국 음악 말고 십센치, 피터팬컴플렉스 같은 한국 인디밴드 음악을 많이 듣는다. “좋은 음악이 많은데 홍보가 안돼 ‘죽는’ 것을 보면 아까워요.”

그의 남은 꿈도 들국화를 낳았던 라이브 클럽 문화의 활성화다. 들국화와 함께 젊은 밴드들을 데리고 전국을 다니며 네트워크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0일부터는 매주 목·금·토요일, 앨범을 녹음한 이곳 ‘버디 라이브’에서 6집 앨범 발매 기념 연속 공연을 연다. 6월 2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브이홀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

클럽 문을 닫는 날이 더 많은 그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록 하는 현실은 살벌해요. 그래도 음악 하는 사람들은 그런 게 있어야 해. 헝그리 파워랄까.”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들국화#주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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