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재미동포 2세 극작가들이 영어로 쓴 희곡 두 편이 대학로 무대에서 나란히 공연된다. 재미동포 2세 극작가 성 노 씨(46)의 ‘비 내리는 클리브랜드’와 로이드 서 씨(37)의 ‘아메리칸 환갑’이다.
노 씨는 미국 실험극의 거장 리 브루어가 연출한 연극 ‘李箱, 열셋까지 세다’로 국내 연극계에도 소개된 작가. 물리학자인 아버지와 연극평론가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하버드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브라운대에서 다시 극작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그의 데뷔작인 ‘비 내리는…’(1995년 시애틀에서 초연)은 미국 오하이오 주의 옥수수밭을 무대로 미국으로 이민 온 뒤 가족 해체의 아픔을 겪으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재미교포 젊은이들의 내면을 시적으로 담았다. 극단 풍경의 배우 출신의 젊은 연출가 윤복인 씨가 연출을 맡아 젊은 배우들의 사실적 연기로 이를 풀어낸다. 4월 8일까지 정보소극장. 2만 원. 02-6012-2845
서 씨는 최근 ‘제목 없는 페미니즘 쇼’로 뉴욕 연극계 화제가 된 이영진 씨(38)와 더불어 가장 활발한 한국계 극작가로 꼽힌다. 인디애나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뉴욕 뉴스쿨대에서 극작을 배운 그는 현재 뉴욕의 라크 극발전센터(LPDC)의 소장이다.
그의 대표작 ‘아메리칸 환갑’(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초연) 역시 가족 해체의 아픔을 겪은 재미동포 가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하지만 희극성이 강한 블랙코미디다. 15년 전 미국 회사에서 구조조정 당한 뒤 홀로 한국으로 돌아갔던 전민석이 환갑을 맞아 미국에 남겨둔 부인과 2남 1녀를 찾아와 용서와 화해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공연제작센터 대표인 윤광진 씨가 연출하고, 장두이 이영숙 차진혁 씨 등이 출연한다. 30일∼4월 22일 게릴라극장. 1만5000원∼3만 원. 02-763-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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