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건너가 새로 발견한 한국의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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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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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갤러리 ‘1958-에콜 드 파리’전

이성자 ‘천사의 땅’.
이성자 ‘천사의 땅’.
서울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는 ‘1958-에콜 드 파리’전은 1950년대 중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던 1세대 한국 작가들의 당시 작업과 자료들을 소개하는 학구적 전시다. 전시는 권옥연 김환기 남관 손동진 이성자 이세득 같은 초기 유학파 화가들이 파리에서 유럽의 서정적 추상운동을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적 추상미술을 발전시킨 여정을 차분하게 짚어 나간다.

6·25전쟁의 비극에 이어 척박한 문화적 토양과 씨름해야 했던 작가들은 파리에서 국제 화단의 흐름을 배우는 한편 각국 작가들과 교류하고 공모전에 출품하는 등 더 넓은 세상을 만났다. 이를 통해 스스로 예술세계에도 변화를 겪지만 이들의 귀국 전시가 국내 화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파리 시절의 작업은 미술사적으로 의미를 지닌다. 전시에 나온 작품에서 특정한 흐름을 찾기 힘들지만 한국적 주제와 미의식을 고민한 흔적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손동진은 ‘석굴암’과 ‘탈춤’ 등 전통 소재를 서구적 표현양식으로 소화했고 김환기는 ‘항아리’ ‘새’ 등에서 한국적 운율을 살려냈다. 파리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향토적 주제를 선호했던 이세득, 동양적 미감과 서양적 해석의 접목을 지속적으로 탐구한 이성자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파리에 건너간 화가들이 꿈꾸었던 세계는 무엇인지, 이들이 어떻게 세계미술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살펴볼 기회다. 3월 19일까지. 02-310-192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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