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TV프로그램]30년 만에 다시 뻘배질 나선 90세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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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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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설특집 다큐멘터리 고향극장-내 사랑 장도(오후 10시 반)=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배로 30분 거리에 있는 섬 장도. 구멍가게 하나 없는 이 섬에는 6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한마을을 이루고 있다.

하루에 한두 번 배가 다니는 이곳의 주된 생계수단은 아낙들이 갯벌에서 캐내오는 꼬막과 낙지. 남편이 배를 타고 일을 나가면 아낙들은 매일 ‘뻘배’라고 부르는 갯벌용 나무배를 타고 갯벌에서 한나절을 보낸다. “남편 없인 살아도 뻘배 없인 못 산다”고 할 만큼 이들에겐 뻘배가 생활의 일부다.

뻘배질 하는 장도 아낙 중에는 올해 아흔 살인 김순엽 할머니도 있다. 마을 최고령자인 할머니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장도에서 살아왔다. 그는 예순 살 무렵 관절염으로 일을 그만뒀지만, 최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갯벌에 나와 뻘배를 타기 시작했다.

김 할머니 곁에는 네 살 어린 단짝 조금자 할머니가 있다. 뻘배질을 시작한 김 할머니에게 “아흔 다 돼 노망들었냐”며 만류하는 조 할머니는 소녀같이 수줍음 많은 김 할머니와 달리 마을을 대표하는 여장부다. 한마을에서 평생을 지내온 두 사람은 부부 혹은 자매처럼 때로 티격태격하고, 때로 서로 의지하며 함께 노년을 보낸다. 그러던 중 건강이 악화된 조 할머니가 서울 아들네로 떠나고, 홀로 남은 김 할머니의 외로움이 깊어지는데….

농어촌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드라마처럼 풀어나가는 KBS ‘6시 내고향’의 대표코너 ‘고향극장’에서 지난해 11월 방송됐던 4부작 미니 다큐에 에피소드를 추가해 장편특집으로 제작했다. 탤런트 안문숙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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