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설특집 다큐멘터리 고향극장-내 사랑 장도(오후 10시 반)=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배로 30분 거리에 있는 섬 장도. 구멍가게 하나 없는 이 섬에는 6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한마을을 이루고 있다.
하루에 한두 번 배가 다니는 이곳의 주된 생계수단은 아낙들이 갯벌에서 캐내오는 꼬막과 낙지. 남편이 배를 타고 일을 나가면 아낙들은 매일 ‘뻘배’라고 부르는 갯벌용 나무배를 타고 갯벌에서 한나절을 보낸다. “남편 없인 살아도 뻘배 없인 못 산다”고 할 만큼 이들에겐 뻘배가 생활의 일부다.
뻘배질 하는 장도 아낙 중에는 올해 아흔 살인 김순엽 할머니도 있다. 마을 최고령자인 할머니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장도에서 살아왔다. 그는 예순 살 무렵 관절염으로 일을 그만뒀지만, 최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갯벌에 나와 뻘배를 타기 시작했다.
김 할머니 곁에는 네 살 어린 단짝 조금자 할머니가 있다. 뻘배질을 시작한 김 할머니에게 “아흔 다 돼 노망들었냐”며 만류하는 조 할머니는 소녀같이 수줍음 많은 김 할머니와 달리 마을을 대표하는 여장부다. 한마을에서 평생을 지내온 두 사람은 부부 혹은 자매처럼 때로 티격태격하고, 때로 서로 의지하며 함께 노년을 보낸다. 그러던 중 건강이 악화된 조 할머니가 서울 아들네로 떠나고, 홀로 남은 김 할머니의 외로움이 깊어지는데….
농어촌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드라마처럼 풀어나가는 KBS ‘6시 내고향’의 대표코너 ‘고향극장’에서 지난해 11월 방송됐던 4부작 미니 다큐에 에피소드를 추가해 장편특집으로 제작했다. 탤런트 안문숙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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