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효씨 한국 현대사 풍자 ‘역사소설 솔섬’ 펴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30일 03시 00분


“한국 정치 이래서야…” 정치권 비판 가득

소설가 안정효 씨(70·사진)가 한국 현대사를 풍자한 ‘역사소설 솔섬’(나남출판)을 펴냈다.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 묵직하고 사실적인 작품들을 써왔던 그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판타지와 역사, 정치 그리고 풍자가 어우러진 ‘희극적 비판 소설’. 그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풍자 소설을 읽고 스스로 깨치고 웃으며 지나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안 씨는 16년 만에 펴낸 이번 장편에 대해 “군대나 회사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그냥 계급이 올라가는데 문학은 그렇지 않은 것을 알았다. ‘나 자신을 해방시키자’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쓴 소설”이라고 말했다. 세 권으로 나눠 펴낸 이 작품은 가상의 섬 ‘솔섬’이 점차 융기하면서 이 땅의 권력과 이윤을 차지하려는 정치인과 투기꾼, 조직폭력배들의 얘기를 다뤘다. 이들의 배신, 권모술수를 통해 한국사회를 비판한다. 시점은 2007년부터 시작해 1945년으로 되짚어가 마무리한다.

절대 선지자를 다룬 소설을 쓰려다 배경 설명으로 삽입한 정치 얘기가 너무 분량이 커져 아예 정치만 떼어내 따로 책을 냈다고 한다. ‘철새 정치인’은 실제로 하늘을 날아다니고, 떡값 2억 원을 받은 실세들은 실제 떡 2억 원어치를 먹는 벌을 받는다는 등 정치권에 대한 조롱과 비판이 가득하다.

▶본보 11월 17일자 A23면 소설가 안정효 씨 “떡값 2억 받으면…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실명은 나오지 않지만 그들의 행동에서 누구인지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안 씨는 “요즘에는 정치인들이 국민보다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의 혼란도 국민이 정치권을 쥐고 흔들며 (정치인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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