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백 90은 준비된 수

○ 강동윤 9단 ● 강유택 4단
본선 8강전 ４보(73∼92)

흑 73부터 어려운 공중전. 강유택 4단은 백 74에 대해 흑 75로 정도로 막으면 집으로 유리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참고 1도처럼 흑 1로 씌워 크게 공격할 곳이다. 백이 손을 빼면 흑 3, 5를 선수한 뒤 7, 9로 두는 수가 성립한다. 백이 받을 수밖에 없을 때, 흑 73을 뒀다면 실전보다는 더 좋았다.

강동윤 9단은 공격을 받는 와중에도 백 76, 78로 응수타진을 했다. 좋은 타이밍. 흑으로서는 달리 반발하는 것이 너무나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77, 79로 참아둔다.

하지만 흑 79가 반상에 놓이자 백은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백 80부터 88까지 흑에게 집을 내주면서 부드럽게 밀어간다. 흑진에서 수를 내려는 조금 전 태도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왜 그랬을까. 백은 흑진을 깨는 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흑은 몰랐지만….

백 82로 참고 2도처럼 백 1로 끊으면 흑 2로 이어 일단 손해를 보고 있다. 백 3이 맥점이지만 흑 4로 두면 이 역시 백이 불리한 싸움으로 보인다.

흑 89까지 이대로 좌중앙이 흑 집으로 굳어지면 백의 비세. 그때 백 90이 떨어졌다. 백의 준비된 수. 이 수 때문에 백이 여유 있게 둘 수 있었던 것. 백 92로 뚫고 나와 승부처를 맞이했다.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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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