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객 열정에 너무 감동, 새 앨범은 서울에서만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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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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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자취생’ 스웨덴 뮤지션 라세 린드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내한 공연을 하는 해외 가수들은 대개 공연 시작 하루 이틀 전에 입국한다. 그런데 4일 공연하는 이 가수는 한 달 전부터 한국에 들어와 있다. “한국은 내게 늘 영감을 주는 나라여서 서둘러 왔다”는 것이다.

스웨덴 출신 싱어송라이터 라세 린드(36·사진)는 그의 곡 ‘커먼 스루(C'mon Through)’가 시트콤 ‘소울메이트’(2006년) OST로 삽입되면서 한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해마다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2009년 9월부턴 서울 신촌에 덜컥 눌러앉아 1년간 자취 생활을 했다. 이 경험을 살려 올 5월엔 에세이집 ‘할로 서울’도 발표했다.

“이제는 사람들이 이화여대나 홍익대 근처에서 절 보면 ‘그가 돌아왔다’고 트위터에 올려요.” 린드는 “‘신촌 자취생’이란 별명이 붙은 걸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이 신촌 자취생이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에서 만든 노래 30여 곡 가운데 11곡을 골라 음반을 냈다. 모국 스웨덴이 아닌 한국에서만 발매한 음반의 제목은 ‘줄무늬 없는 호랑이’라는 뜻의 ‘더 타이거 위드 노 스트라이프스(The Tiger with No Stripes)’.

“한국에 오기 전엔 음악적으로 고갈된 상태였어요. 이빨 없는 악어, 줄무늬 없는 호랑이였죠. 이곳에서 에너지를 얻어 비로소 난 진짜 호랑이가 됐어요.” 앨범은 허스키한 린드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로만 오롯이 채웠다. 기존에 선보였던 일렉트로닉풍의 음악과는 많이 다르다. 한국과 자신의 사랑 이야기라는 ‘패싱 타임(Passing Time)’은 빈 공간에 울리는 듯한 기타 선율이 인상적이다. 메말랐던 감정이 한국에 와 촉촉해졌다는 자기 이야기를 담은 ‘픽스 유어 하트(Fix Your Heart)’는 부드러운 멜로디가 귀를 가볍게 감싸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준다.

그에게 좋아하는 한국 노래가 있느냐고 했더니 라디오에서 들었다며 걸그룹 ‘f(x)’의 ‘핫 서머’를 흥얼거렸다. “핫 서머, 핫 핫 서머…. 여긴 신나는 음악이 정말 많아요. 한국 관객은 일어나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얼마든지 서서 손뼉 치며 즐길 줄 아는 열정을 가졌지요. 동시에 정말 진지하게 음악을 들어주는 면모도 지녔어요.” 노래를 함께 부르며 가수에게 에너지를 줄 때도 좋지만 조용히 듣다가 곡이 끝나면 아낌없이 박수 치는 모습에서도 큰 감동을 받는다고.

앞으로도 한국과 스웨덴을 오가며 음악 활동을 할 예정인 그는 다음 앨범 분위기도 구상해 두었다. “담백한 이번 앨범과 전혀 다른, 일렉트로닉 댄스곡을 할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레이디 가가와 케이팝의 스타일을 제 음악에 접목해 보려고요.”

공연은 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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