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거울, 가면속의 진실 비추다

  • Array
  • 입력 2011년 9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내달 13∼15일 국립오페라단 ‘가면무도회’

“충신의 아내를 사랑한 왕이,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번민하면서 괴로워만 했을까요? 그 상황을 즐기진 않았을까요?”(테너 정의근 씨)

“아내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한 남자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또 연애 한번 하다가 죽은 왕은 뭔가요?”(바리톤 고성현 씨)

국립오페라단이 다음 달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 얘기다. 국왕 리카르도는 신하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를 사랑한다. 아멜리아는 남편에 대한 의리와 불꽃같은 사랑 사이에서 고뇌한다. 레나토는 왕에게 충성을 바쳤으나 아내와 국왕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국왕 암살을 꾀한다.

베르디는 1792년에 일어난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 암살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이 오페라를 썼다. 구스타프 3세는 스톡홀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가면무도회에서 앙카스트룀 백작이 쏜 총에 암살됐다. 오페라에서도 마지막 무도회 장면이 절정을 이룬다.

이번 가면무도회 무대는 금속성 소재와 거울, 유리조각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장수동 연출은 “익명을 대표하는 가면과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하는 거울이 대비되는 무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도회장은 거울로 둘러싸인다. 객석의 관객들이 거울 속 무도회에 초대돼 엇갈린 운명에 빠진 세 남녀를 바라보도록 했다.

테너 정의근 김중일 씨가 리카르도로 금지된 사랑, 화해와 용서를 노래한다. 아멜리아는 소프라노 임세경 이정아 씨가 맡는다. 바리톤 고성현 석상근 씨는 레나토로 무대에 선다.

정의근 씨는 “서정적이면서도 영웅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라면서 “무대에 올라가 관객들과 한바탕 꿈을 꾸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현 씨는 “극중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승화시켜야 관객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김의준 신임 예술감독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마르코 발데리 지휘로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와 서울시합창단, 댄스시어터 까두가 함께한다. 10월 13∼15일 오후 7시 반, 16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5만 원. 02-586-5363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