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후 정규 7집 앨범 ‘처음’ 낸 성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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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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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한 노랫말 담아 뒤늦게 제대 신고”

성시경의 노래엔 중독성 있는 후렴구나 귀를 확 낚아채는 자극적인 멜로디가 없다. “진심이 담긴가사와 멜로디가 기승전결을 이루는 음악이 좋아요. 남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젤리피쉬 제공
성시경의 노래엔 중독성 있는 후렴구나 귀를 확 낚아채는 자극적인 멜로디가 없다. “진심이 담긴가사와 멜로디가 기승전결을 이루는 음악이 좋아요. 남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젤리피쉬 제공
“2006년 ‘거리에서’ 때는 감이 왔어요. 이 노래 뜬다고요. 근데 지금은 대중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대신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커요.”

군 제대 후 1년 4개월. 사람들은 무대에 선 그의 모습을 곧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앨범을 내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경직됐던 마음을 풀고 그 안에 감성을 채우는 데 시간이 필요했죠. 이제야 원래 있던 제 자리로 돌아왔어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근처 카페에서 만난 성시경(32)은 “공장에서 급하게 100장만 빼왔다”며 가지고 온 정규 7집 앨범 ‘처음’을 쓰다듬었다.

“5월에 먼저 발표한 ‘처음’으로 시작해 ‘끝에’라는 자작곡으로 끝냈어요. 그리고 타이틀 곡 ‘난 좋아’는 4번 트랙으로, 미디엄 템포의 ‘네가 불던 날’은 3번으로…. 앨범을 구성하는 데 고심이 많았죠.”

성시경은 디지털 싱글을 하나씩 발표해 일일이 화제를 모은 뒤 앨범을 내는 요즘 경향을 따르지 않고 덜컥 앨범을 냈다. “언제까지 제 고집대로 음반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중간한 미니앨범은 내기 싫어요. 제대로 된 음반이라면 기승전결을 갖춰야죠. 제 마음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받아 주시면 좋겠어요.”

그는 5집부터 앨범을 스스로 제작해 왔다. 자작곡 5곡을 포함해 모두 12곡이 담긴 이번 앨범에선 ‘태양계’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서른 즈음에’를 작곡한 강승원이 지은 노래다. 피아노와 현이 어우러지는 멜로디에 ‘나의 사랑이 멀어지네/나의 어제는 사라지네’로 시작하는 성시경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조심스레 녹아들어 있어 숨을 죽이고 듣게 만든다. ‘처음’도 강승원에게 받았지만 그는 온전히 자신의 스타일로 부른 이 곡을 더 아낀다. “멜로디가 나올 때 가사도 마음에서 함께 흘러나왔대요. 이렇게 진심으로 만들어진 곡은 생명력이 있죠.”

‘오 나의 여신님’은 콘서트를 대비해 만든 빠르고 신나는 곡이다. ‘샴푸의 요정보다 귀엽고 앙증맞은’ ‘격하게 아껴요’ 같은 간질간질한 노랫말을 담았다.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는) 가사 때문에 걱정했는데 주변에서 ‘넌 원래 남자 팬이 없으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미소천사’처럼 밝고 가벼운 댄스곡도 히트시켰지만 가수 성시경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장르는 ‘거리에서’나 ‘처음처럼’ 같은 발라드다. 그는 “발라드는 ‘비어 있는’ 노래라 더 어렵고 매력이 있다”고 했다. 전주가 나오는 동안 마음을 가다듬게 되고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드라마틱한 구성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앞부분 몇 초만 듣고 재미없으면 클릭해 넘기는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찬찬히 진행되는 4∼5분을 기다려줄까 하는 걱정이 있어요. 하지만 ‘뚝심 있게 자기 색깔을 내는 가수’란 인정만 받을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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