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마감시간… 링거 맞고 웹툰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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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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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혜진 작가 제공
허혜진 작가 제공
“요즘 제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공황장애로 병원 치료 중입니다. 누적되는 스트레스를 방치해뒀던 탓입니다. 웹툰을 연재 중인 여러 작가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3일 서울 종로의 한 세미나룸, 웹툰을 연재 중인 만화가 50여 명이 모여 포럼을 열었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의 만화가 A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A 씨는 최근 영국의 한 영화사와 웹툰을 영화로 계약하는 등 ‘케이툰(K-toon)’의 선구주자로 꼽히고 있다.

출판만화와 달리 웹툰의 경우 스크롤의 길이와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더 길다. 한 회 분량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추세. 보통 밤샘하면서 만화를 그리는 생활 패턴이 매일 반복되다 보니 일주일에 한두 번씩 찾아오는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목요 웹툰인 ‘패션왕’(기안 84), ‘치즈 인 더 트랩’(순끼),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네온비) 등이 제때 연재되지 못했다.

김진 작가는 “요즘 수면부족, 영양부족으로 인한 몸살 때문에 병원에서 링거 신세를 지고 있다. 웹툰 작가들의 직업병 같다”고 말했다. 웹툰 인기와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관련 업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동안 만화가들은 당장의 건강상태 때문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셈이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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