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신간소개]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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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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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은 왜 필요한가? 뇌 과학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유전자변형식품은 식량 문제의 해결사인가?
급속히 확산되는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DDT를 다시 사용해야 할까? 우리 삶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과학기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권하는 책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이 출간됐다.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 강윤재 지음/ 궁리 / 282쪽 / 13000원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 강윤재 지음/ 궁리 / 282쪽 / 13000원
이 책은 대학교수인 저자가 몇 해에 걸쳐 학생들에게 과학기술과 사회와의 관계를 주제로, 화두를 던지고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면서 도출해낸 결과물을 정리한 책이다.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둘러싼 13개의 논쟁을 통해 과학의 참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저자는 과학과 사회를 분리된 순수한 실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각자를 구성하는 복잡하게 뒤섞인 존재로 보고 있다.

특히 각 장에서는 해당 논쟁의 주요 쟁점들을 서로 교차하는 방식으로 그 핵심을 명확히 적시함으로써 과학기술학의 문제의식과 접근방식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과 종교, 과학과 전쟁, 과학과 여성 등 사회적 맥락에서 과학을 이해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과학 그 자체에 몰두하여 과학의 본질을 찾으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과 사회의 관계망으로 폭넓게 조망해 과학의 다양한 모습을 접함으로써 더 과학의 참모습에 다가설 수 있다.

갈릴레오의 종교재판, 연금술사 뉴턴, 빛의 이중성 등 과학의 역사적인 쟁점들도 있고, 유전자변형식품, 기후변화, 원자력에너지 등 현재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논쟁도 담겨 있다.

역사적 쟁점은 주로 과학의 성격을 둘러싼 것이라 할 수 있고, 현실적 논쟁은 과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추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의 대부분은 그동안 자주 언급되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논쟁을 진위의 문제가 아니라 대칭의 문제로 본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각을 드러낸다. 승패가 있는 논쟁마다 이기고 진 이유를 세세히 설명해주는 접근방식을 취했다. 그렇지만 저자는 서로의 주장을 대등한 위치에 올려놓고 가급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특히 10장 원자력 에너지: 미래의 대안인가, 파우스트의 거래인가? 는 원자력발전을 둘러싼 논쟁, 즉 우리의 미래 에너지원을 무엇으로 삼을 것이냐는 인류문명 지속가능성의 질문을 다루고 있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함으로써 원자력발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주장은 ‘때를 잘 맞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원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존은 ‘에너지 마약’에 빠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고 원자력 에너지원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한다.

앞으로 과학기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그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이 골렘처럼 우리가 만든 피조물이지만 우리를 해칠 수도 있는 존재라면 지나치게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금물이며, 지혜로운 관리가 관건이다.
이런 까닭에 저자는 “과학기술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르게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키우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면서 과학기술 문제에 적극적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 강윤재 지음/ 궁리 / 282쪽 / 13000원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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