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나성엽의 車車車]뒷좌석 안전벨트 착용 왜 중요한지 아십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3일 03시 00분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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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호주 출장길에서였습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탔는데 운전사가 차를 출발시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신호등이 있나?’

차가 출발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서 앞을 살펴보는데 운전사가 저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면서 말했습니다.

“왜 안전벨트를 안 매는 겁니까?”

뒷좌석에 앉아 있던 저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습니다. 뒷좌석이라고 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동차에 환장한 1인’으로서 뒷좌석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한국식 자동차 문화가 몸에 배서 어느 순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택시 뒷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안전벨트가 고장 난 택시, 벨트를 아예 시트 사이에 숨겨 놓은 택시가 한둘이 아닙니다. 안전벨트가 멀쩡히 있다고 해도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운전사가 은근히 자존심 상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에이, 왜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그러세요? 제가 그렇게 못 미더우세요?”

다시 호주 이야기로 돌아가 보시지요.

“아, 미안합니다. 깜빡했습니다”라며 벨트를 챙겨 매는 제게 호주 택시 운전사는 그제야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줬습니다.

“안전도 안전이지만 호주에서는 뒷좌석 승객이 벨트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운전사가 처벌을 받습니다.”

한국에서도 4월 1일부터 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뒷좌석에선 벨트를 안 매도 된다’는 의식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엄밀히 보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만 벨트를 매면 된다’는 단속 기준도 코미디입니다. 안전벨트는 자동차 전용도로뿐 아니라 주택가 골목을 포함한 모든 도로에서 꼭 매야 합니다.

물론 뒷좌석 안전벨트 문화가 하루아침에 자리 잡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발로 버티면 된다” “충돌해도 안 죽을 자신 있다” “매는 법을 모른다”며 앞좌석에서도 안전벨트를 외면하던 1980년대 한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앞좌석 벨트를 매는 습관이 생기기까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하지만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하는 순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은 바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구글(www.google.com)에서 ‘rear seatbelt’ 키워드 검색결과로 나오는 동영상을 보시거나 지면의 QR코드를 스마트폰의 ‘바코드 스캐너’로 찍어보시기 바랍니다.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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