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술 없이 풍류 없다, 눈으로 취하는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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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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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集)/이제하 외 지음/280쪽·1만2000원·우리글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저 하늘의 별들 때문이다.’(소설가 김혁) ‘술과 숨바꼭질을 하며 세월을 보낸 사나이가 있었다. 평생 사랑하는 대상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는 행복했고, 그 사랑이 자신을 망가뜨렸다는 점에서 그는 불행했다.’(소설가 최옥정)

술에 대한 예찬과 낭만만을 노래한 책은 아니다. 작가 21명이 술을 주제로 쓴 다양한 미니픽션(극히 짧은 소설) 52편을 모았다. 소설가 이제하 씨는 ‘비취도’에서 남해의 한 외딴섬에 몰려든 관광객들의 술판을 평정한 관리인 얘기를 꺼내고, 김민효 씨는 ‘탱고를 기다리며’에서 어부들을 상대로 술과 몸을 파는 여자 사연을 풀어냈다. 짧게는 2∼3쪽에 그치는 픽션이지만 저마다 완결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우 최불암 씨는 추천사에서 “작가들이 눈으로 취할 수 있는 술집을 만들었다. 술 없이 풍류는 없고, 풍류는 문학과 예술의 바탕”이라고 썼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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