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어이없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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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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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태곤 9단 ● 김동호 초단
예선 준결승 선국 ② 4보(73∼102)

흑은 73부터 79까지 선수로 실리를 벌면서 우하귀를 튼튼히 했다. 백에게 아직 두 집이 없지 않느냐고 추궁한 것. 흑 81부터 흑 89까지는 정석. 이렇게 되어서는 되레 흑이 한발 앞서는 형세가 됐다.

송태곤 9단은 백 92를 두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흑 93에는 백 94로 두어 간단히 수가 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송 9단의 착각이었다. 백 94에 참고 1도처럼 흑 1로 받으면 백 2, 4로 패가 나는 수가 있다. 이것은 백으로서는 꽃놀이패지만 흑은 부담이 크다. 또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면 백 2로 두는 수가 맥점으로 백 6까지 크게 수가 난다.

송 9단은 참고 1도처럼 두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팻감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김동호 초단은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흑 95로 두어왔다. 그때서야 자신의 착각을 알게 된 송 9단은 자책하며 특유의 중얼거림을 시작했다. 2집 손해도 손해지만 이렇게 간단한 수를 착각했다는 데서 오는 자괴감 때문에 ‘앓는’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송 9단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백 96으로 적당히 잡히지 않을 만큼 흑진을 삭감해 들어간다. 백 102까지 하변 흑 집을 깨고 나와 집의 균형은 얼추 비슷해졌다. 이제 다시 바둑의 시작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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