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한달새 12승1패… ‘돌부처’ 이창호 깨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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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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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월 이후 12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한국기원 제공
이창호 9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월 이후 12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한국기원 제공
이창호 9단(36)이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초 마지막 타이틀인 국수위를 넘겨준 뒤 홀가분해진 덕일까. 연패하기도 하고,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이던 이 9단이 다시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이 9단은 4월 이후 국내에서 치러진 바둑대회에서 6연승을 거두고 있고 최근 치러진 중국 바둑리그(을조)에서도 6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4월 이후 성적이 12승 1패라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 9단은 2월 국수전에서 최철한 9단에게 1승을 거두고 내리 3연패해 22년 만에 무관으로 전락했다. 이후 두 차례 치러진 국제기전의 국내선발전에서 모두 1회전 탈락하고 BC카드배 32강전에서도 탈락했다. 그러다 맥심배 결승 3번기에서 박영훈 9단에게 첫승을 거둬 타이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으나 이내 2연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4월 14일 치러진 물가정보배 본선. 이 9단은 안조영 9단과 만나 승리하면서 연승 시동을 걸었다. 이어 LG배 예선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는 언제나 시드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랭킹 6위 안에 들지 못해 예선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박정환 9단, 허영호 8단, 원성진 9단, 강동윤 9단 등 6명은 시드를 받았다.

이 9단은 예선전에서 박영찬 4단에 이어 일본의 오야 고이치(大矢浩一) 9단, 중국의 신예 강자 스웨 5단, 중국의 여자기사 리허 3단을 내리 꺾었다. 예선전 결승에서는 역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불리한 천적 홍성지 8단을 만나 과거의 빚을 갚았다. 그리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6회째인 이 대회에서 본선에 모두 출전한 기사로는 그가 유일하다.

국내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이 9단은 중국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이 9단은 5∼15일 중국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열린 중국리그(을조)에 광저우팀 주장으로 참가했다. 그는 첫판에서 역시 을조리그에 진출한 강동윤 9단과 맞붙어 이겼다. 강 9단은 국내 랭킹 5위. 이어 국내 랭킹 4위인 허영호 4단과 백홍석 8단, 이원영 2단을 잡는다. 중국 신예 강호인 간쓰양 4단과 천샤오난 3단도 제물이 됐다. 하지만 방심한 탓인지 장잉팅 5단에게 1패를 당했다. 전적은 6승 1패. 출전선수 중 개인성적 공동 2위다.

이창호 9단은 ‘최근 성적이 좋은데 뭐가 달라진 것이냐’는 물음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운이 좋았을 뿐이고, 일시적인 것일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승준 9단은 “이창호 9단이 중국리그에서 거둔 6승 중에는 국내 상위 랭커들도 포함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며 “아직 말하기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자기 페이스를 되찾은 듯하다”고 말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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