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모태여신이라… 누가 지은 별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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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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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영, 드라마 2곳 캐스팅

최근 단막극과 대하사극에 연속 캐스팅된 탤런트 장신영. 그는 “다섯 살짜리 아들 덕에 연기생활에 새로운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최근 단막극과 대하사극에 연속 캐스팅된 탤런트 장신영. 그는 “다섯 살짜리 아들 덕에 연기생활에 새로운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시간이 걸릴 뿐이지, 마음먹으면 뭐든 열심히 하는 스타일입니다.”

꽤나 강단 있는 모습이었다. 마른 몸매에 마냥 선해 보이는 인상을 보며 ‘유약(柔弱)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선입견이었다. 배우 장신영(27)은 ‘유(柔)’하되 ‘약(弱)’하지는 않았다.

장신영은 최근 KBS2 단막극 ‘완벽한 스파이’와 KBS1 80부작 대하사극 ‘광개토대왕’에 나란히 캐스팅됐다. ‘완벽한 스파이’에서는 비중은 적지만 북한 공작원을 연기한다. ‘광개토대왕’에서는 여주인공 연화 역을 맡아 고구려 여인의 기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분량도 장르도 확연히 다른 두 작품을 과감히 선택한 것.

“단막극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집으로 가는 길’의 박현석 PD가 연출하는 작품이라서 흔쾌히 출연하기로 했죠. ‘광개토대왕’은 광개토대왕의 부인에 대한 기록이 사라졌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갔어요. 사람들이 모르는 연화의 캐릭터를 제가 만들어갈 수 있잖아요.”

6월 방영 예정인 ‘광개토대왕’은 현재 촬영이 일부 진행된 상태다. 그는 여주인공 연화로 변신하기 위해 승마 연습을 하던 중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타던 말의 목에 코가 부딪혀 코피가 난 것. 그는 “말에서 떨어지는 건 신경 안 썼어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했죠. 그런데 코피 나니까 그때부터 무섭더군요”라며 큰 눈을 더 크게 떴다.

‘광개토대왕’은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 중인 ‘근초고왕’의 후속작이다.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장신영으로선 적잖은 부담이 갔을 터. 야심 차게 시청률을 반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장신영은 “제가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에도 시청률이 잘 나온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청률을 떠나서 배우들이 그 안에서 다들 열심히 노력하니까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고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데뷔한 지 만 10년이 된 장신영은 올해 갓 데뷔한 배우처럼 새삼스레 주목 받고 있다. 자연미인임을 증명해준 고등학교 졸업사진과 개명 전 이름 장신자, 한 행사장에서 입은 일명 ‘하의실종 룩’(하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었다는 뜻)까지 화제가 됐다. 특히 졸업사진 덕분에 ‘뱃속부터 여신 미모’라는 뜻의 ‘모태여신’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는 ‘모태여신’이라는 말에 크게 웃으며 “그런 말은 누가 만드는 거죠?”라며 “학창시절 예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시골(전북 전주시)에서 살아서 외모에 관심도 없었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겸손도 지나치면 ‘망언’이 되는 법. 그는 전주예고 3학년 무렵 학과장의 추천을 받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 나가 입상했다.

장신영은 학창시절 내성적이던 성격이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바뀌었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내내 밝게 웃으며 대화를 부드럽게 끌어갔다. 하지만 아무리 장신영이 솔직하게 대답을 해도 선뜻 답을 듣기 힘들 것 같은 질문이 있었다. 그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결혼, 출산, 이혼이라는 인생의 달고 쓴 경험을 했다. 2006년 4살 연상의 연예계 관계자 위모 씨와 결혼하고 이듬해 아들을 낳았으나 2009년 협의 이혼한 것. 그는 현재 한국 나이로 다섯 살 된 아들을 키우는 ‘싱글 맘’이다.

조심스럽게 ‘미시 배우로서 작품에 캐스팅 되는 데 불리한 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장신영의 대답은 너무 ‘쿨(cool)’했다.

“그렇다고 해도 어차피 제가 ‘미시(missy)’라는 걸 숨길 수도 없고 숨기고 싶지도 않아요. 영화의 홍보 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가정사는 많이 안 들어갔으면 하지만 억지로 감추는 편은 아니에요.”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랄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린 여성의 모습이지만 그에게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기질이 느껴졌다.

“일하다가 아이가 보고 싶을 땐 영상통화를 자주 해요. 어렸을 때 떨어져 지냈기 때문에 일하러 가면 돈 벌러 가냐고 그래요.(웃음)”

아들의 듬직함을 자랑하던 장신영에게 아들을 보면서 가장 뿌듯할 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눈에 한가득 웃음을 품고 말한다.

“다섯 살짜리가 저를 챙겨줄 때요. ‘엄마는 내가 지켜줄게’ 이렇게 말해요. 딱 한마디로 다 정리하죠.”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조윤선 기자 zo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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