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물줄기, 마음을 두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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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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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fall’展 5월 17일까지

아날로그 흑백 프린트를 고집해 온 사진가 민병헌 씨의 ‘Water
fall’ 연작. ⓒ민병헌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아날로그 흑백 프린트를 고집해 온 사진가 민병헌 씨의 ‘Water fall’ 연작. ⓒ민병헌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사진가 민병헌 씨(56)의 렌즈에 포착되는 순간, 일상의 자연 현상은 감성이 충만한 시적인 풍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날로그 흑백 프린트를 고집해온 그가 섬세한 농담(濃淡)으로 빚어낸 회색톤의 풍경 사진은 그만큼 보는 이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5월 17일까지 열리는 ‘Waterfall’전은 물살의 이미지를 손으로 만져질 듯 표현한 근작 ‘Waterfall’ 시리즈를 중심으로 ‘Deep fog’ ‘Tree’ ‘Snowland’ 연작 등 자연을 소재로 한 72점을 선보인다.

빼어난 조형미가 숨쉬는 숲 사진, 대가의 드로잉 같은 눈 풍경과 함께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담은 폭포 연작이 시선을 끈다. 물의 흐름을 과장하거나 고정하기 위해 셔터를 길게 혹은 짧게 눌러 촬영한 폭포 사진과 차별화되는 작업이다. 사진심리학자 신수진 씨는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폭포의 물줄기는 그야말로 딱 ‘중간’으로 흘러내린다”고 평했다.

장인적 노고와 기술적 숙련도를 융합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한 대작들은 은은하면서 웅숭깊은 울림을 전한다. 어떤 풍경을 선택하든, 서정성과 절제된 균형감각이 조화를 이룬 작가 고유의 스타일이 그 안에서 빛을 발한다. 02-418-131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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