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래퍼 루페 피아스코 신보, 나오자마자 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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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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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잠자던 앨범, 팬의 힘으로…

자신의 앨범이 무사히 발매되도록 도와준 팬들에게 노래를 바치며 고마움을 표현한 루페 피아스코. 워너뮤직 제공
자신의 앨범이 무사히 발매되도록 도와준 팬들에게 노래를 바치며 고마움을 표현한 루페 피아스코. 워너뮤직 제공
“루페! 루페! 루페!” 지난해 10월 15일 미국 뉴욕 애틀랜틱 레코드사 앞에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래퍼 루페 피아스코의 이름을 외치는 이들 앞에 워너뮤직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리어 코언 씨가 나타났다. 그는 “루페의 음반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사람들과 대화를 한 뒤 건물로 들어갔다.

이날 사람들이 모인 것은 루페가 트위터에 “정규 앨범을 완성했으나 애틀랜틱 레코드사가 발매를 하지 않고 있다”며 팬들에게 나서줄 것을 호소했기 때문. 앨범을 만든 지 3년이 넘었지만 회사와의 갈등 때문에 앨범 발매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팬들이 레코드사를 항의 방문한 지 3일 뒤인 18일, 루페는 다시 트위터에 ‘빅토리!’를 올리며 앨범 발매일이 3월 8일로 정해졌다고 알렸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4년 만에 빛을 본 루페의 정규 3집 ‘레이저스’는 발매와 동시에 8일 미국 아이튠스 차트 1위에 올랐다. 앨범엔 그가 ‘팬들에게 바친다’는 ‘더 쇼 고스 온’과 ‘올 블랙 에브리싱’ 등 12곡이 수록됐다.

데뷔 전 자신과 같은 시카고 출신 래퍼 카니에 웨스트의 ‘터치 더 스카이’의 피처링에 참여하기도 했던 루페는 2006년 ‘푸드&리커’로 데뷔했고, 그해 그래미상 베스트 앨범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끌었다. 다음해 발매한 2집 ‘더 쿨’에서는 힙합음악의 질적 하락을 꼬집는 ‘덤 잇 다운’, 전쟁 게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리틀 웨폰’ 등 메시지 있는 곡을 선보여 ‘가사의 운율과 함께 스토리를 엮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강원 양양 낙산 해수욕장에서 열렸던 힙합 페스티벌 ‘서머 위크&티 페스티벌’에 참가해 웨스트와 함께 공연하며 관객 4만5000여 명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는 세련되면서도 섬세한 비트와 감수성 깊은 목소리가 짙은 인상을 남기며 팝, 일렉트로니카, 록에 랩을 입힌 분위기를 빚어낸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워즈 아이 네버 세드’는 끔찍한 현실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스트링과 웅장한 사운드가 귀를 휘감는 ‘올 블랙 에브리싱’은 미국과 흑인 역사를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르게 뒤집어버린 발상이 돋보인다.

‘더 쇼 고스 온’은 미국 인디 록밴드 ‘모디스트 마우스’의 ‘플로트 온’을 샘플링한 것. 귀에 잘 감기는 멜로디 때문에 루페의 노래 중 가장 대중적인 곡으로 꼽힌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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