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진스님 “법문때 흥 나면 ‘칠갑산’도 한곡 뽑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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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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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 참선프로그램 여는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

“술도 맘 맞는 사람끼리 먹어야 제 맛 난다 들었어요. 수행이나 선(禪)도 다를 게 없죠.”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51·사진)의 말이다.

스님은 지난해 주지로 임명된 뒤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법문으로 조계사에 새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법문 때 흥이 나면 찬불가는 물론 ‘칠갑산’ ‘송학사’ 등의 가요를 부른다. “보살님들이 좋아하는 데다 법문에 ‘딱’ 어울릴 때가 있어요. 원하면 한 곡 뽑아야죠.”(웃음)

25일 조계사 선림원의 참선 프로그램 간담회에서 만난 스님의 파격은 여전했다. “요즘 참선하면 예수님 일대기가 자꾸 눈에 들어와요.” “스님과 신부님 모두 독신 수행자의 어려움이 있죠. 여기에 신부님은 조직에서의 ‘승진’ 때문에, 스님은 (절에서) 쫓겨날까 봐 스트레스 받죠.”

주변에 웃음꽃이 번지자 스님은 “난 기자들이 펜 들면 총 든 것 같더라”라며 딴청을 피웠다.

스님은 부주지 시절 엄숙하기보다는 행복해야 한다는 ‘백수 수행론’을 설파했다. 스님이 다른 스님들을 피해 김밥으로 점심을 때운다는 얘기도 나왔다. “큰 절에서 작은 사찰을 돕는 게 절집 관행이자 인심인데…. 일단 들으면 안 도울 수 없고, 결국 몇백만 원짜리 점심을 먹는 셈이 돼요. 그러니 피할 수밖에.”

그러면서 스님은 “다른 스님들은 안 믿지만, (고교 때) 공부하기 싫고 참선 공부하고 싶어 머리 깎았다”며 참선 프로그램으로 말꼬리를 돌렸다. “어떤 주식이 오르냐고 묻는데 알 수 있나요? 그 대신 선학원 프로그램은 참선뿐 아니라 불교 기본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어요. 전국 선원의 방장, 조실 스님들을 강사로 모시려 해요.”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사 선림원 참선프로그램=3월 5일 개원 예정으로 2년 4학기제 운영. 프로그램은 참선 금강경 선종사 선어록연구. 고우 스님,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진 리브스 중국런민대 석좌교수 특강. 접수기간은 2월 7∼20일. 02-720-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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