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 짝퉁도 3개월 기다려야 득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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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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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킨백 디자인을 캔버스천에 스크린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35달러짜리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토트백. (사진출처=뉴욕타임스 T매거진)
버킨백 디자인을 캔버스천에 스크린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35달러짜리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토트백. (사진출처=뉴욕타임스 T매거진)
에르메스 '버킨백'은 여성들 사이에 '꿈의 아이템'으로 꼽힌다. 1960년대 스타일 아이콘 제인 버킨을 위해 제작돼 이름이 버킨백인 이 가방은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 2000만~300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초고가 아이템이다.

빅토리아 베컴, 시에나 밀러 등 해외 연예인은 물론 고소영 심은하 등 국내 스타들과 대기업 여성 총수들도 애용하는 이 가방은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드는 제작 원칙과 한정 생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3년 이상 기다려야 '득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년간이라도 기다리겠다는 대기자가 많아 최근 몇몇 국가에서는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주는 서비스마저 중단됐다.

이런 소비자 심리를 활용, 최근 미국 '써스데이 프라이데이(Thursday Friday)'사가 버킨백이 그려진 캔버스 소재 토트백을 '단돈' 35달러에 선보였다고 최근 뉴욕타임스 T매거진이 보도했다.

이 아이디어를 함께 낸 브랜드 공동 운영자 로니 브룬, 올레나 쇼로미스카는 "럭셔리를 상징하는 아이템을 활용해 디자인한 것이 결과적으로 '안티 럭셔리'철학을 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가방 역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자마자 3개월은 기다려야 손에 넣을 수 있는 '잇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안티 버킨백'의 정신이 담긴 아이템마저 '버킨백의 힘' 효과를 보게 된 셈.

희소성을 무기로 인간의 욕망을 활용한 마케팅 때문에 '버킨 백'은 그 동안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최근 국내 출간된 책 '에르메스 길들이기'에서 저자인 미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마이클 토넬로는 다량의 스카프를 먼저 구입한 뒤 버킨 백을 찾는 방식으로 '3년은 기다려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아이템을 에르메스 매장에서 단번에 사들이는 비법을 공개했다.

그는 "이런 판매 비법이 통하는 것을 보면 버킨을 둘러싼 신화가 결국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비꼬았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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