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발레단들이 앞다투어 무대에 올리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클라라(혹은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만큼 중요한 역할이 클라라의 대부 드로셀마이어다. 클라라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하고 꿈속 여행으로 인도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인물로 ‘호두까기 인형’을 꿰뚫는 숨은 주인공이다. 각 발레단의 드로셀마이어에게 ‘호두까기 인형’ 소개를 부탁했다.
○ 이영훈 국립발레단 객원무용수
벌써 10년째 드로셀마이어로 여러분을 만나고 있지만 여전히 떨리고 설레네요. 내가 별이 그려진 망토와 모자에 마법지팡이를 들고 무대에 등장하면 진짜 크리스마스 파티가 시작되죠. 잠깐, 호두까기 인형이 꼭 사람 같다고요? 맞아요. 다른 발레단 공연에서는 보통 나무 인형을 사용하지만, 우리 발레단에서는 여러분 또래의 꼬마 무용수가 등장해 인형처럼 춤을 춘답니다. 모든 인형들은 내가 마법의 힘을 불어넣어야 살아서 춤을 추기 시작해요. 우리 발레단 공연에서는 군무, 특히 촛대를 든 남자 무용수들이 등장하는 2막 꽃의 왈츠가 정말 마법처럼 아름다워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주길 바라요!
흠흠, 벌써 25년째 공연되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소개하도록 하죠. 긴 흰색 수염에 고깔모자, 망토를 쓴 날 따라온다면 꿈과 환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조명과 무대장치의 힘으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쑥쑥 커지는 장면은 여러분이 무척 신기해하는 장면이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눈송이들이 춤을 추는 1막 눈의 왈츠 장면은 완벽 그 자체랄까, 하핫.
올해는 특별히 준비한 게 하나 더 있어요. 무대 위에서 진짜 마술을 보여줄 거거든요. 테이블을 공중에 띄우거나 인형을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아,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공연 때 재미가 없겠죠?
22∼31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8만 원. 070-7124-1740
○ 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 서울발레시어터 “전통옷 입고 신나게”안녕하세요, 여러분! 우선 서울발레시어터 ‘호두까기 인형’은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꾸몄다는 점을 말하고 싶네요. 2막에서는 조선 왕비 의상을 입은 거대한 마더 진저가 등장하고 그 치맛자락 안에서 상모를 쓴 아이들이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춰요. 중국춤에서 사자탈춤이 등장하는 것도 독특하죠.
난 다른 발레단의 드로셀마이어와 달리 흰 수염도, 마법지팡이도 없어요. 하지만 그만큼 꿈에서나 현실에서나 클라라와 더 가깝죠. 마지막 클라라가 꿈에서 깨어났을 때도 옆에서 지켜봐줘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처럼요. 올해는 특히 경기 이천아트홀(10, 11일), 경북 안동 문화예술의전당(17, 18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 극장(24, 25일), 서울 열린극장 창동(31일∼2011년 1월 2일)처럼 전국 곳곳을 찾아갈 거예요. 그러니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 보러 와주세요! 1만∼5만5000원. 02-3442-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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