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독수가 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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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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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염정훈 7단
본선 16강 6국 4보(75∼93) 덤 6집 반 각 3시간

겉으론 평온하다. 그러나 내밀한 긴장이 이어진다. 약간의 차이를 뒤따라가려는 흑과 계속 앞서 달려 나가려는 백이 서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흑 75, 77로 은근히 백을 위협한다. 백도 얼른 80까지 모양을 갖춘다. 백 대마가 쉽게 공격당할 모양이 아니다. 게다가 흑 81로 보강하는 것이 필수여서 백이 선수를 잡았다. 백이 대마를 보강하면 더 이상 공격은 없는데 홍기표 4단은 백 82로 실리부터 챙기고 본다. 백은 안전하다는 확신에 차 있는 듯하다. 흑 83으로 백을 다시 위협할 때 백 84로 좌하귀를 단속한 것도 마찬가지. 백은 이렇게 실리를 확보해 놓으면 역전은 없다고 믿고 있다.

염정훈 7단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감히 대마를 돌보지 않는 백의 무모함이 신경을 긁는다. 통쾌한 공격으로 손을 봐주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흑 85부터 정면 공격에 나선다. 사실 흑이 이 백 대마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마땅한 대안도 없다.

백 86이 처음으로 나온 백의 실수. 참고도 백 1로 둬도 대마가 끊기지 않는다. 흑 2, 4는 5, 7로 응대해 별일 없다.

그래도 백은 여유만만. 안형도 풍부하고 약점도 없다는 것이다.

염 7단은 곧 홍 4단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뺏어 간다. 흑 93. 아까부터 노리던 독수(毒手)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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