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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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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 새 영토 ‘디지털 셀프 출판’

미국의 서점 체인 보더스는 ‘저자가 콘텐츠를 제공하면 전자책 포맷으로 바꿔주고 판매까지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12일에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짧은 글을 담은 전자책을 파는 ‘싱글즈(Singles)’ 섹션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달 초 반스앤드노블은 스스로 전자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변환해 주는 플랫폼 ‘퍼빗(Pubit)’을 선보였다.

미국 출판계를 좌우하는 대형 서점들의 이 같은 발표에는 공통 키워드가 담겨 있다. ‘디지털 셀프 출판’이다. 보더스와 반스앤드노블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저자는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전자책을 직접 낼 수 있다. 종이책으로 내기에는 부족한 콘텐츠를 가진 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마존의 ‘싱글즈’ 역시 디지털 셀프 출판을 겨냥한 서비스다.

전자책 시장이 성숙하면서 ‘디지털 셀프 출판’이 세계 출판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비즈니스위크는 이 같은 흐름을 전하면서 “출판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출판사들이 원고를 검토해 출판 가능성을 따지는 기존의 출판 시스템에선 책을 내기 힘든 저자들도 새로운 환경에선 얼마든지 책을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보더스는 셀프출판 전문업체 ‘북브루어(BookBrewer)’와 손을 잡았다. 저자가 텍스트 형태의 콘텐츠를 북브루어 사이트에 올리면 전자책 포맷으로 바꾼 뒤 보더스 온라인 서점에 등록해준다. 반스앤드노블의 ‘퍼빗’도 비슷한 개념이다. 전자책으로 제작돼 반스앤드노블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되는 책을 구입한 독자는 PC나 전자책 단말기, 스마트폰 등으로 책을 볼 수 있다.

아마존의 ‘싱글즈’는 30∼90쪽 정도로 전형적인 책보다 짧은 콘텐츠를 겨냥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셀프출판의 규모와 저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작가, 사상가, 과학자 등 누구든 단편적인 아이디어라도 책 형태로 알리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이면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스매시워즈’ ‘루루’ 같은 기존의 업체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대형 업체들이 가세함으로써 미국의 ‘디지털 셀프출판’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움직임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활용한 전자책 서비스 ‘아이북스’를 내놓은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아이북스 역시 저자가 직접 책을 등록할 수 있는 셀프출판 형태다.

한국의 경우 전자책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셀프출판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아이북스를 통한 출판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셀프출판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카페 ‘아이북스 퍼블리셔’(www.ibookspublisher.kr)는 7월 개설 이후 이미 1000명이 넘는 회원을 모았다.

지난달에는 ‘퍼빗’처럼 텍스트 콘텐츠를 전자책 형태로 변환할 수 있는 사이트 ‘북씨’(www.bucci.co.kr)가 문을 열었다. 북씨를 통해 제작된 전자책은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된다. 북씨를 운영하는 마이디팟의 박용수 대표는 “기존 출판시장에서 외면당한 사람들도 책을 낼 수 있는 공간이다. 아마추어 작가의 소설, 일반인의 여행기, 학원장의 학습서 등이 전자책으로 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셀프출판은 출판 행태의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는 종이책으로 낸 것을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비용이 적게 드는 전자책으로 먼저 선보인 뒤 반응을 봐서 종이책으로 재출간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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