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이제 역전은 없다?

  • 동아일보

○ 목진석 9단 ● 고근태 7단
본선 16강 4국 5보(114∼134) 덤 6집 반 각 3시간

고근태 7단은 흑 ○를 둘 때만 해도 흑 ○가 백의 근거를 빼앗는 좋은 수라고 느꼈다. 이로써 우세를 확립했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그의 착각이 깨지는 데는 몇 수 걸리지 않았다.

백이 14를 선수하고 16, 18로 쉽게 살아버리자 흑이 급하게 돌봐야 할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흑은 부분적으로만 생각하면 20의 자리에 둬 모양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바둑은 전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게임이다. 지금 모양을 먼저 돌보는 것은 한가하다. 19의 곳을 백에게 빼앗기면 실리가 크게 부족하다.

고 7단은 두 눈 딱 감고 흑 19를 먼저 둔다. 그 뒤의 일은 상대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상대도 실수할 수 있다는 데 희망을 건다. 그래도 백 20은 절로 비명이 나올 정도로 아픈 곳이다. 이 수로 좌하 쪽 흑 모양은 완전히 무너졌다.

역시 정상적이라면 흑 넉 점을 버리는 것이 맞다. 사정이 여의치 못하기 때문에 흑 21, 23으로 살려나간다. 흑 25가 선수여서 중앙 흑돌을 다 연결하긴 했는데 아직 100% 살지 못했다.

흑 33 때 참고도 백 1은 불가. 백이 한 수 부족이다. 그러나 목진석 9단은 더 좋은 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백 34. 이 수가 놓이자 중앙은 물론 좌하 흑의 생사마저 불투명해진다. 백이 흑을 몰아가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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