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한중일 ‘春畵삼국지’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화정박물관 LUST특별전-강연회
韓, 절제와 은유 신윤복 작품으로 전해오는 ‘사시장춘’.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감춤과 절제, 그리고 은유의 미학이 두드러진다.
‘절제와 은유 그리고 자연스러움.’(한국) ‘사랑 표현의 과장과 극대화.’(일본) ‘교본에 가까운 도식적 표현.’(중국)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 춘화(春畵)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화정박물관에서 12월 19일까지 계속되는 ‘LUST(욕망)’ 특별전. 조선시대 춘화 7점을 비롯해 일본의 춘화 35점과 공예 9점, 중국의 춘화 30점과 공예 13점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한국에서 춘화가 발전한 것은 조선 후기였다. 서민들의 경제와 일상 문화가 발전하고 한양에서 유흥쾌락 풍조가 확산되면서 춘화가 유행했다. 김홍도와 신윤복 등 풍속화가들이 춘화를 그렸다. 전시에서는 신윤복이 그린 것으로 전해오는 ‘사시장춘(四時長春)’을 비롯해 조선시대 말기 춘화첩을 소개한다.

‘사시장춘’은 ‘어느 때나 늘 봄과 같다’ 또는 ‘봄처럼 즐겁게 잘 지낸다’는 뜻이다. 그림의 무대는 어느 주막의 후원. 남녀의 신발이 툇마루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자의 분홍신은 가지런하지만 남자의 검정 신발은 삐딱하다. 어지간히 급했는지 신발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방으로 달려 들어간 듯하다. 마당에선 계집종이 술상을 내가고 있다. 하지만 엉덩이를 뒤로 내뺀 채 머뭇거리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의 매력은 감춤과 절제, 은유적 표현에 있다.

주요기사
日, 과장과 설명 도미오카 에이센의 ‘야쿠모의 언약’ 가운데 하나. 메이지시대 19세기 후반. 남녀 주인공을 화면 가득 부각시켰다.
일본에서 춘화가 성장한 시기는 에도(江戶)시대인 17, 18세기. 서민들의 경제 문화 발전과 더불어 우키요에(浮世繪) 판화의 유행이 춘화 인기로 이어졌다. 에도시대의 스즈키 하루노부(鈴木春信),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 메이지시대의 도미오카 에이센(富岡英洗)의 작품 등을 선보인다. 일본 춘화의 대표적 특징으로는 과장되고 극적인 표현 방식을 들 수 있다. 일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의 하야카와 몬타(早川聞多) 교수는 “일본 춘화는 서민들의 성 풍속을 표현한 것으로, 그림 속에 대화와 설명 등 스토리를 넣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中, 풍경과 도식 작자 미상. ‘춘궁화첩’ 가운데 하나. 청 19세기 말. 남녀 주인공 못지않게 주변 배경 표현에 신경을 썼다. 사진 제공 화정박물관
중국에서는 명대 후기인 17세기 전후에 춘화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흔히 춘궁화(春宮畵)라고 불렀다. 이번 전시에도 명 말∼청 초인 17세기 말∼18세기 초에 그린 작자 미상의 춘궁화첩이 많이 출품됐다. 대개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순서에 따라 주변 풍경과 함께 도식적으로 그려 넣었다.

10월 2일 오후 2시에는 화정박물관 콘서트홀에서 강연회가 열린다. 한국의 홍선표 교수, 일본의 하야카와 몬타 교수, 영국 런던대의 타이먼 스크리치 교수가 발표한다. 국내에서 춘화를 주제로 열리는 공개 학술강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19세 이상 관람 가능. 02-2075-0123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