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무라“종이책-아이패드용 전자책 동시 출시”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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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고단샤 부편집장 오쿠무라 미호 씨
사진 제공 한국출판인회의
일본의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류 씨가 일본 출판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7월에 있었다. 새 소설 ‘노래하는 고래’를 종이책에 앞서 애플의 아이패드용 전자책으로 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무라카미 씨는 게다가 이 전자책 출간을 기존 출판사가 아닌 전자책 전문 소프트웨어 회사에 맡겼다. 5월 말 일본에 첫선을 보인 아이패드가 출판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출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던 중에 나온 그의 결정은 ‘출판사를 배제한 직접 출판의 시대’가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로까지 받아들여졌다.

그의 결정에 직접 타격을 입은 곳은 일본 최대의 출판사인 고단샤였다. 고단샤 문고출판부의 오쿠무라 미호 부부장(부편집장·47·사진)은 “그의 결정은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노래하는 고래’는 고단샤의 문예지에 연재된 작품으로 고단샤는 이 작품을 하드커버(양장본)로 펴낼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11일까지 열리는 ‘2010 아시아 편집자 펠로십’에 참석차 방한한 오쿠무라 씨를 6일 만나 전자책을 비롯한 일본 출판시장의 현황을 들어봤다. 그는 일본의 전자책 시장에 대해 “아직은 전자책이 전체 출판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자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고단샤는 다각도로 전자책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고단샤는 우선 올해 말까지 전자책을 2만 종 확보할 계획이다. 5월 말에는 아이패드 발매에 맞춰 인기 추리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새 단편집 ‘그들이 죽는다면’을 종이책과 거의 동시에 아이패드용으로도 펴냈다. 아이패드의 파급력을 살피기 위한 것이었다. 고단샤는 애플과 콘텐츠 공급 계약도 별도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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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무라 씨는 “작가들에게는 전자책 출판을 직접 하는 것보다 출판사를 통하는 게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전자책 출판을 위한 별도의 계약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태블릿PC 등을 통한 전자책의 성공 여부는 분야에 따라 다를 것 같다는 게 오쿠무라 씨의 생각이다. 그는 “실용서, 잡지, 만화 같은 장르는 종이책보다 전자책의 수익성이 더 좋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일본 출판계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젊은 세대로 갈수록 책을 덜 읽는다는 사실이라고 오쿠무라 씨는 말했다. 이에 고단샤의 ‘북 카(book car)’ 같은 대책이 나오고 있다. ‘북 카’는 연극이나 음악공연을 할 수 있게 무대가 설치된 차량으로 어린이 대상 독서 캠페인에 사용되고 있다.

오쿠무라 씨는 일본 출판시장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로 ‘페이퍼백의 강세’를 꼽았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사람들이 비싼 하드커버를 점점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드커버는 언젠가는 ‘선물용’으로, 또는 특정 작가의 팬들이 ‘소장용’으로 구입하는 ‘스페셜 에디션’ 개념이 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몇몇 인기 작가의 작품에만 몰리고, 출판사도 거기에 맞춰 책을 내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을 해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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