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33까지 무난한 포석. 그런데 강훈 6단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백 34로 상변 흑 진에 뛰어든다. 하변 ‘가’를 차지하고 천천히 뒀으면 팽팽한 형세였다.
흑 35로 거꾸로 응수를 물어본 것이 좋았다. 백이 49의 곳으로 꼬부려 나오면 46의 자리에 둬 흐름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흑 35를 당하자 강 6단은 백 34가 실수라는 걸 알아채고는 가볍게 기분전환한다는 뜻으로 백 36으로 어깨를 짚어갔다. 그러나 이 또한 무리수. 흑이 받아주지 않고 흑 37을 선수한 뒤 흑 39로 한 칸 뛰자 백 36은 헛수나 마찬가지다. 백이 36의 의미를 살리려면 ‘나’로 뚫고 싸워야 하는데 주변 흑이 너무 강해 곤마가 될 뿐이다.
백 34, 36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수가 됐지만 그렇다고 그냥 버려둘 수는 없는 일. 강 6단은 백 40을 둬 34부터 움직인다. 그러나 백 42가 나약했다. 참고도 백 1, 3으로 둘 곳. 이어 백 7을 선수하고 13까지 두면 불리하지만 둬볼 만했다.
백은 48, 50으로 끊어 시빗거리를 만들고자 한다. 이때 흑 51이 호수.
백 52로 둔 것이 부분적으론 맥점이지만 흑 53, 55로 두터움을 확보하고 흑 57로 선수해 흑은 실리나 두터움 면에서 전혀 손해 보지 않았다. 게다가 흑 59로 36 한 점도 사실상 잡힌 모습. 때 이르게 흑이 승기를 잡았다. 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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