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시구조물 국제공모 대상에 美유학 최영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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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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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모양 공사장 행인보호 시설물
조립 쉽고 재활용… 안전-미관 만족

미국 뉴욕 시가 지난달 개최한 도시구조물 국제공모전에서 한국인 최영환 씨(28·펜실베이니아주립대 건축학 석사과정·사진)가 우승을 차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지난달 21일 메트로테크 비즈니스 교육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뉴욕시와 미국건축가협회(AIA)가 공동으로 주최한 ‘어반 셰드(urban shed·도시 작업장)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최 씨 등 3인이 출품한 ‘어반 엄브렐러’가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뉴욕 시내 건물 공사장 주변의 가설구조물 디자인을 주제로 열렸다. 가설구조물은 보수 또는 개량 공사 중인 건물의 구조를 보강하면서 행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1950년대 이후 그 디자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건물공사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뉴욕에서 가설구조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속적인 변화를 겪는 유서 깊은 도시 뉴욕의 한 얼굴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반 엄브렐러’의 기본계획안을 만든 최 씨는 복잡한 부품을 번거롭게 조립해야 했던 기존 구조물의 구성을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목재와 스테인리스스틸을 사용해 이름 그대로 커다란 ‘우산(umbrella)’을 닮은 단위구조물을 만든 것. 막대처럼 접어서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는 이 단위구조물을 작업 현장에서 줄 맞춰 세워 펴면 우산살을 닮은 뼈대가 얽힌다. 그 위에 반투명 플라스틱 패널을 지붕으로 얹으면 완성. AIA는 “필요한 기능을 충족시키면서 공사 중인 건물의 외관을 미적으로 돋보이게 만들었다”며 “건물에 입주한 상점 주인들이 공사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피해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고 평했다. 조립이 간단하고 여러 차례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언급됐다.

미국 뉴욕 시 도시구조물 디자인 국제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최영환 씨의 ‘어반 엄브렐러’. 단지 보행자 보호용 가설물에 그치지 않고 갤러리나 상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진 제공 어반 셰드
미국 뉴욕 시 도시구조물 디자인 국제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최영환 씨의 ‘어반 엄브렐러’. 단지 보행자 보호용 가설물에 그치지 않고 갤러리나 상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진 제공 어반 셰드
최 씨는 지난해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9월부터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이번 공모 예심에는 28개 국가 164개 팀이 참가해 세 팀이 통과했고 학생은 최 씨뿐이었다. 본심을 위한 최종 설계안 작업에는 학교의 소개를 받은 건축가 안드레스 코르테스 씨, 구조기술자 세라 칸 씨가 참여했다. 상금은 1만 달러(약 1100만 원).

최근 보행자를 위한 도시 디자인 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뉴욕 시는 이 설계안을 상반기부터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씨는 “국제설계공모에서 입선한 적은 있지만 대상을 받아 실제 지어지는 것을 보게 되는 건 처음이어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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