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승 9단 ● 안형준 2단
본선 8강 2국 9보(142∼172) 덤 6집 반 각 3시간
상변 흑 대마의 생사를 둘러싼 격렬한 전투가 끝났다. 보통 대마 싸움 직후엔 반상에 적막함이 감돈다. 어느 한쪽이 크게 유리해져 더는 승부를 다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바둑은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상한 일이지만 대마를 살린 흑이 유리해도 그 차이가 크지 않다. 백도 얼마든지 따라잡을 기회가 있다.
백은 좌변을 키워야 하는데 42가 적절한 위치. 흑 45도 놓칠 수 없는 곳. 이곳을 방치하면 좌변을 관통하는 백 집이 생긴다.
백 54가 기억해둬야 할 끝내기 수법. 무심코 ‘가’로 두는 것과 비교해 4집 이득이다.
흑 55가 백의 신경을 자극한다. 백이 뒤로 물러서서 받으면 흑이 선수로 두 집가량 번 셈이다. 이건 어차피 흑의 권리에 해당하니까 흑이 하자는 대로 따라 해도 되지만 조한승 9단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조 9단은 백 56의 반발을 결심한다. 백의 기세에 눌린 탓일까. 흑 57이 작은 실수. 참고도 흑 1로 젖히는 게 올바른 수순. 이후 진행을 보면 참고도 백 2와 실전 백 62의 위치만 다른데 참고도가 훨씬 백에게 부담스럽다.
조 9단은 조금씩 초조해진다. 흑에게 두 집 정도 뒤지는데 이를 만회할 곳이 점점 사라져간다. 흑을 괴롭혀 실수를 유도해야 한다. 조 9단은 백 70, 72로 패 모양을 만든다. 패는 요술쟁이라고 믿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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