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아마국수전…실종된 중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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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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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67과 백 68. 서로 최강의 수로 부딪친다. 이런 장면에선 수순이 중요하다. 흑 69가 갑자기 엉뚱한 곳을 건드린 듯하지만 모두 중앙 전투와 연계된 수순이다. 중앙을 먼저 결정지은 뒤 흑 69를 두면 백이 실전 70처럼 강하게 버티지 않고 뒤로 물러설 수도 있다.

박정상 9단은 흑 71의 단수에 기대를 건다. 단수니까 참고도 백 1로 잇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 같지만 흑 2, 4를 선수하고 10까지 진행되면 하변 백 진에서 수가 나는 형태다.

이창호 9단도 참고도를 봤다. 그래서 백 72를 둬 흑 73과 선수로 교환한다. 이 수순이 긴요하다. 이 교환을 해놓고 참고도 백 1(실전 74)을 두면 백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 참고도 흑 6 때 백 7로 잇는 대신 흑 한 점을 때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이 하변에서 좀 손해를 본다 해도 흑 한 점을 때려낸 이득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흑은 실전처럼 진행할 수밖에 없고 백은 78로 하변 집을 예정대로 만들어 우세를 지켰다. 중앙 전투가 끝나자 국면은 다시 포석으로 돌아가 그동안 돌이 없었던 상변이 백 84까지 정리됐다. 하변 백 집이 크게 나면서 국면은 단조로워졌다. 중반전은 실종됐고 곧바로 끝내기로 들어갈 것 같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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