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걸음마도 못하는 생후 11개월의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다섯 살짜리 형. 어른들이 농담 삼아 “내가 동생 데려가 일주일만 키우면 안 될까”라고 말하면 대성통곡할 정도다. 그런 형이 뭘 잘못했는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책장 앞에서 손을 들고 벌을 서고 있다. 사랑을 듬뿍 주던 형의 눈물을 보는 동생도 막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이다.
1988년 어느 날, 발가벗고 고추를 드러낸 네 살배기가 키를 쓰고 있다. 손에는 이웃집에서 소금을 받을 커다란 밥그릇이 들려있다. 이웃집 아줌마는 나무 주걱을 손에 들고 언제라고 때릴 듯 을러댄다. 그러나 아이는 천진하게 아줌마를 바라본다.
이 책은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순간들’이라는 주제로 올해 열린 공모전의 수상작 등 101개 사진을 모아 간단한 해설을 붙인 사진집. 보는 순간 웃음을 절로 머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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