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신작 美서 15일 출간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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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0시를 기해 신작 ‘더 로스트 심벌’을 선보이는 댄 브라운. 그는 “이 소설은 기이하고 환상적인 여행이다. 5년 동안 연구한 것을 12시간이라는 시간대에 담는 것은 유쾌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문학수첩
15일 0시를 기해 신작 ‘더 로스트 심벌’을 선보이는 댄 브라운. 그는 “이 소설은 기이하고 환상적인 여행이다. 5년 동안 연구한 것을 12시간이라는 시간대에 담는 것은 유쾌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문학수첩
“불황 탈출 구세주” 기대에 부푼 지구촌 출판계

영미권을 중심으로 세계 출판계가 술렁이고 있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 6년 만에 완성한 새 소설의 출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5일 0시를 기해 일제히 판매되는 새 책의 제목은 ‘더 로스트 심벌(The Lost Symbol·잃어버린 상징)’.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미국과 영국의 언론은 책을 기다리는 서점가 풍경, 이 책이 출판계에 미칠 영향을 다룬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저자와 출판사의 비밀 유지로 책 내용은 기본적인 얼개 외에는 알려지지 않아 독자들의 갈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출판사인 크노프더블데이가 지금까지 밝힌 것은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인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이 다시 주인공으로 나오고 △워싱턴을 무대로 △12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이며 △소재는 프리메이슨이라는 점이다. 프리메이슨은 중세유럽 석공들의 길드(동업조합)에서 시작돼 세계로 퍼져나간 비밀 결사로 자유주의, 합리주의, 인도주의를 지향한다. 프랑스혁명, 미국 건국, 러시아혁명 등의 배후로 거론되면서 서양 근현대사의 음모론에 자주 나온다.

‘다빈치…’ 주인공 재등장 등 기본적인 사항만 공개
철저한 ‘비밀 마케팅’ 궁금증 증폭

이런 플롯으로 인해 새 책을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에 연결되는 3부작으로 보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모두 랭던이 주인공이고 비밀 조직을 다루고 있으며 비밀 코드를 풀면서 감춰진 사실에 접근해가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2000년에 나온 ‘천사와 악마’에는 바티칸에 대항하는 일루미나티라는 비밀조직이 등장한다. 책에서 일루미나티는 교회로부터 탄압받던 과학자들이 만든 조직으로 나중에 프리메이슨의 일원이 되는 것으로 묘사됐다. 2003년작 ‘다빈치 코드’에는 성배의 비밀을 둘러싸고 각축전을 벌이는 시온 수도회, 오푸스데이 같은 비밀조직이 등장한다. 한국어판 출판권을 갖고 있는 문학수첩의 박광덕 주간은 “새 작품은 기독교계나 지배계층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 및 음모론을 소재로 한 앞선 두 작품의 연장선에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영미권 출판계의 마케팅도 고조되고 있다. 크노프더블데이가 독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위해 책의 노출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고 있으며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책을 보관하는 장소는 완전 밀봉된 상태로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두 개의 자물쇠의 열쇠를 각각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형서점 체인인 보더스는 14일 저녁에 문을 닫지 않고 다음 날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고 밝혔다. 15일 0시에 책을 사려는 독자들을 위한 배려다. NBC는 크노프더블데이와 손잡고 아침 프로그램 ‘투데이’에 특별코너를 마련했다. 8∼14일 책에 나오는 워싱턴의 ‘비밀 장소’들을 하루에 한 곳씩 소개하는 내용이다. 15일에는 브라운과의 인터뷰를 방영한다.

다른 출판사들도 브라운의 새 소설이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빈치 코드’는 책을 전혀 사지 않던 사람들을 서점으로 이끌면서 독서시장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다빈치 코드’ 열풍 때 비슷한 소재의 책이 덩달아 나갔다는 사실을 감안한 출판사들은 새 책의 소재가 프리메이슨이라는 사실을 알고 2년 전부터 ‘아류작’ 제작에 뛰어들었다. 율리시스프레스는 프리메이슨이 워싱턴 정가에 미친 영향에 대한 책을, 하퍼원은 ‘메이슨 신화’라는 책을 브라운의 소설과 동시에 출간할 계획이다.

다른 출판사들도 아류작 준비
e북 시장 폭발할지도 관심
한국어판은 12월경 나올듯

브라운의 새 책이 향후 e북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크노프더블데이가 종이책을 내고 일정 기간 뒤에 e북을 내던 관례를 깨고 같은 날 e북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e북 출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종이책을 사야 했던 e북 애용자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의 킨들용으로 판매되는 e북은 9.99달러로 종이책 가격(29.95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가디언은 최근 “브라운의 새 책은 출판산업을 e북 시대로 이끌면서 출판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어판은 12월경 출판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주간은 “번역자를 이미 정해 프리메이슨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도록 했다. 기호나 비밀 조직 같은 쉽지 않은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 브라운 작품의 특성 때문에 오류가 없도록 번역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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