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고정관념 벗었다

  • 입력 2009년 6월 15일 03시 00분


■ 쌍용건설

쌍용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예가(藝家)’는 ‘생활이 곧 예술이 되는 곳’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한 주거시설을 넘어선 예술적 문화공간이란 뜻과 물질적 풍요를 넘어 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이라는 뜻이 녹아 있다는 게 쌍용건설 측의 설명이다.

쌍용건설은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조경을 차별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단지에 친자연적이고 예술적인 색채가 듬뿍 담긴 조경을 만들어 아파트가 가진 인공적인 느낌을 가급적 지우도록 했다. 2006년 9월 입주한 ‘북광주 쌍용 예가’에는 아파트 동과 동 사이의 지상공간에 물과 수초, 돌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을 만들고 전통미가 물씬 배어 있는 정자를 설치해 광주지역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7년 9월 준공된 ‘동탄 쌍용 예가’는 동과 동 사이의 지상공원 자리에 성인용과 어린이용 수영장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수영장 옆에는 파라솔까지 놓아 입주자들이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쌍용건설은 2006년부터 아파트 단지의 디자인화를 적극 추진한 결과 광주 서구 금호동에 지은 ‘쌍용 예가 문주 디자인’ 등 4개 현장이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굿디자인’상을 받았다. 올 1월 입주한 금호동 쌍용 예가는 입주민의 나이와 소득수준 등에 따라 외관과 평면을 조금씩 다르게 설계하는 이색적인 시도를 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최근 아파트 디자인에서 ‘자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차별화된 아파트’를 내세우고 있다. 단지의 평면과 조경, 인테리어 등 아파트의 모든 분야가 디자인 차별화의 항목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어린이들의 학습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디자인 개발에 집중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우건설이 2007년 선보인 ‘사이언스 파크’는 어린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좋은 인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도록 교육전문가에게 자문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놀이터로 2007년 경기 화성시 ‘신동탄 푸르지오’에 처음 설치됐다. 이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놀면서 빛과 소리, 중력 등 기본적인 과학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우주에 대한 상상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주왕복선 모양을 형상화한 ‘스페이스셔틀 조합 놀이대’와 사계절 별자리가 표현된 휴식공간인 ‘파고라’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8월 입주한 경기 부천시 ‘중동역2차 푸르지오’에 처음 적용된 ‘EQ 파크’는 어린이의 감성지수를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놀이시설로 꼽힌다. 이 놀이시설은 협동놀이영역, 의사소통영역, 자기표현영역, 자기·타인개념영역, 감각발달영역 등 5가지 영역별 놀이공간에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해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만들어졌다. EQ 파크는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주최하는 ‘굿디자인’ 심사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을 받았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GS건설

GS건설은 자연과 환경을 접목한 디자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4단지에는 입체 산책로인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굿디자인전과 서울시 환경상에서 각각 수상했다. 경기 ‘성남 자이’와 ‘오산 자이’, 서울 ‘잠실3단지’는 자연친화적 조경을 앞세워 굿디자인 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자이’에 이처럼 도시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자연의 감각을 살린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 씽크탱크도 운영하고 있다. ‘자이 디자인 위원회’는 사외에 있는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거시적인 디자인 방향을 제시한다. 사내 디자이너들을 ‘디자인 전략위원회’에 참여시켜 단순 디자인이 아니라 사업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편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인 아이템을 가장 많이 개발한 건설사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에서 처음으로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 어워드’ ‘iF디자인 어워드’ ‘IDEA 어워드’에서 모두 수상했다. 올해에도 이미 iF와 레드닷에서 독특한 디자인의 방음벽인 ‘자이픽스월’과 조명과 음향기기가 합쳐진 형태의 욕실 조명인 ‘라이트 튠’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원종일 GS건설 주택기술담당 상무는 “‘아파트는 곧 성냥갑’이라는 획일적인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도록 감성과 창의성을 지닌 디자인을 개발하는 게 회사의 디자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금호건설

건설업계의 ‘디자인 강자’로 꼽히는 금호건설은 올 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터에 분양한 고급 임대주택 ‘한남 더 힐’을 분양하면서 회사의 디자인 역량을 한 계단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상류층을 겨냥한 프리미엄급 주택이니 만큼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한남 더 힐’은 32개 동의 건물이 지상 3층에서부터 지상 12층까지 다양한 층수로 구성돼 있다. 금호건설은 단지의 경사와 각 동의 입지에 따라 △플레이트형 △테라스형 △타워형 △플랫폼형 등 4가지 형태의 외관을 적용했다. 주택 내부도 28개의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된 평면을 마련해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고급스러우며 동시에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상류층들의 디자인 취향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한남 더 힐’ 외에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리첸시아 중동’에는 유명 디자이너의 한글 캘리그래픽 디자인이 새겨진 방화문을 달았다. 또 ‘아로마 향기 도어폰’은 방문자가 호출 버튼을 누르면 아로마향이 나온다. 금호건설 측은 “유쾌한 기분이 우러나는 만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 도어폰”이라고 밝혔다. 아로마 향기 도어폰은 세계 3대 디자인 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지난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입주를 시작한 ‘서울숲 힐스테이트’를 도시의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했다. 한강과 가까운 지역적 특성을 아파트 외관에 반영해 5개의 동을 ‘한강에 돛을 올린 다섯 개의 요트’로 형상화했다. 또 현대건설은 업계 처음으로 아파트에 화려한 색채를 도입했다. 회색 위주의 아파트 외관에서 벗어나 진한 파란색과 빨간색, 연두색 등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 색감을 만들기 위해 해외에서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하기도 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아파트 단지를 설계할 때부터는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태양광 설비를 단지에 달면 연간 가구당 7만8000원가량을 절약하게 된다. 주부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다재다능함’은 거실 전체를 하나의 다용도 수납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의도한 설계다. 책과 CD, 청소도구 등 자잘한 물품들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해 주로 TV를 시청하는 거실을 가족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처럼 현대건설의 디자인 철학은 ‘도시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거주자의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파트를 짓는다’로 요약된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디자인 철학의 실천방안으로 공공성 확보와 개발의 지속가능성, 도시 내부와 융화, 안전한 환경 조성, 도시를 살리는 저탄소, 친환경 추구 등을 정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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