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살인을?” 범죄심리학 관련 서적 잘 팔린다

  • 입력 2009년 2월 3일 15시 56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범죄 심리, 연쇄 살인 관련 서적 코너.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범죄 심리, 연쇄 살인 관련 서적 코너.
2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범죄심리학 코너. 곳곳에 빈 칸이 많아 보인다 했더니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최신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한국의 연쇄살인' 등 몇몇 책들이 품절 상태였다.

경기 서남부 일대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이 7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진 이후 '범죄 심리''연쇄 살인''프로파일링' 관련 책들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살인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막연한 공포가 커지면서 학습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연쇄살인'(표창원·랜덤하우스)은 28일 강호순이 검거된 이후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출간된 지 3년 정도 지난지라 평소 거의 팔리지 않다가 2, 3일 이틀간 하루 100부 이상씩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랜덤하우스 측은 "시나리오 작가나 미국 드라마 CSI 등 수사극 마니아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지만 최근 들어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직 FBI 프로파일러가 쓴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로버트 K. 레슬러·바다출판사)는 2, 3일 이틀간 150부나 주문을 받았다. 지난 한 주 통틀어 총 60부 정도 나간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바다출판사 측은 "연쇄살인, 살인범 등을 검색하면 관련 책들이 자동으로 검색된다"며 "범죄 심리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이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오는 '진단명: 사이코패스'(로버트 D. 헤어·바다출판사)역시 비슷한 추이다.

'연쇄살인범 파일'(해럴드 셰터·휴먼앤북스)도 이번 주 들어 판매량이 2배나 늘었다. 200여명이 넘는 연쇄살인범들을 다룬 이 책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연쇄살인범의 고백' (마르크 베네케·알마) 역시 지난 주말부터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알마 측은 "출간하자마자 강호순 사건이 터져 판매 부수가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쇄살인 관련 서적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한국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문제에 대해 반드시 정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연쇄살인에 대해 특정한 이름을 붙이고 정의를 내리고 나서야 해결이 되었다고 안심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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