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시절 읽어본 희곡 문학이란 신천지 열어”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8분


소설가 한말숙씨 자전 에세이집

“숙명여고 2학년 1학기 여름방학. 어느 날 사랑방 벽에 가득 찬 각양각색의 책 중에서 역사시간에 들어서 알고 있던 ‘쥴리어스 시저’를 꺼내 들었다. 펼쳐서 읽어 보니 희곡이었다. 얼마나 감동하고 놀랐던지. 그때 나는 전혀 몰랐던 놀라운 신천지의 굳게 닫혔던 문을 생전 처음으로 열고 들어선 것이었다.”

소설가 한말숙(78·사진) 씨가 자신의 문학인생을 담은 에세이 ‘사랑할 때와 헤어질 때’(솔과학)를 펴냈다.

그는 1957년 6·25전쟁 뒤 젊은이들의 번민을 그린 ‘신화의 단애’로 등단하며 전후(戰後) 문학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떠올랐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씨는 스스로 “일생의 스케치북”이라 부른 이 책에서 1950년대 문단의 분위기와 정겨운 문인들에 대한 회상, 가족 이야기 등을 풀어놓는다. 1950년대 명동의 ‘갈채’ 다방을 얘기하며 김동리 천상병 등을 떠올리고 대학 때 가야금을 배우며 남편과 정분이 싹튼 애틋함 등을 돌아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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