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엄마나라 캄보디아 여행가요∼”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내 이름은 쏘카/이소영 지음·이남지 그림/72쪽·1만1000원·한솔수북(초등학교 3∼6학년)

‘열린마음 다문화 시리즈’ 1호 나와

은지 엄마는 캄보디아에서 왔다. 한국말도 서툴고, 집에는 신을 모시는 신당을 차려둔 엄마 때문에 은지는 학교 친구들에게 늘 놀림감이다. 그런 와중에 엄마가 아이들 앞에서 일일교사로 수업을 하게 됐으니, 이거야말로 걱정이 태산. 속도 모르는 엄마는 생일 선물이라며 캄보디아 전통의상 같은 낡아빠진 옷을 준다. 그런데 옷을 던져버리며 왈칵 짜증을 내는 은지 앞에 갑자기 압사라 여신이 나타난다.

이 책은 결혼이민자, 이주노동자 등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엄마의 나라, 아빠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해주기 위해 기획된 ‘열린 마음 다문화’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주변의 몰이해로 어려움을 겪는 은지가 엄마의 나라 캄보디아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은지 앞에 나타난 압사라 여신과 신비로운 캄보디아 여행을 떠나게 된 은지는 이제껏 전혀 모르고 있던 캄보디아 고유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압사라 여신은 ‘물에서 태어났다’는 뜻을 가진 춤추는 여신으로 그 춤은 힌두교 전설을 담은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전통 춤이다. 여신의 안내에 따라 은지는 캄보디아 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식량창고인 톤레사프 호수에서 유유히 배를 타기도 하고 시끌벅적한 수도 프놈펜의 거리를 즐겁게 활보하기도 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물방개, 거미, 귀뚜라미 같은 곤충을 튀겨서 먹기도 하고 불개미 유충으로 요리를 해 단백질을 공급받는다. 처음에는 징그러워하던 은지는 “나라마다 음식문화는 다르다”는 압사라 여신의 말에 곤충튀김을 먹어보고 생각보다 고소하고 맛있다고 생각한다. 은지는 여신의 도움으로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캄보디아를 무력으로 다스리며 온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크메르루주 정부 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야 했던 어린시절의 엄마도 만나본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캄보디아 고유의 문화뿐 아니라 생활환경, 역사, 언어에 조금씩 친숙해지고 엄마의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드디어 엄마가 일일교사로 학교에 온 날, 엄마는 친구들 앞에서 캄보디아 문화를 소개하고 직접 압사라 여신의 춤을 멋지게 선보여 박수를 끌어낸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던 친구들도 캄보디아 전통 춤을 함께 추며 한데 어울리게 된다.

동화 줄거리를 바탕으로 캄보디아의 정치, 사회, 문화적 특징이 정리됐다. 편견 없이 각 나라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