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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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從(종)은 따르다 또는 좇다의 뜻과 ∼으로부터의 뜻이 있다. 從頭(종두)는 머리부터 또는 처음부터의 뜻이다. 徹(철)은 뚫다 또는 관통하다의 뜻과 미치다의 뜻이 있다. 徹夜(철야)는 밤을 새우다, 徹底(철저)는 바닥까지 관통하다 또는 속속들이 미쳐 빈틈이 없다는 뜻이다. 尾(미)는 꼬리 또는 末尾(말미)처럼 끝을 뜻한다. 徹尾(철미)는 끝까지 관통하다 또는 끝에 이르다의 뜻이다. 從頭徹尾(종두철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라는 뜻이다.
空(공)은 구멍인 穴(혈)이 의미요소이다. 空白(공백)처럼 비다, 空想(공상)처럼 헛되다, 蒼空(창공)처럼 공중을 뜻한다. 憶(억)은 생각하다, 그리워하다, 記憶(기억)하다, 회상하다의 뜻이다. 憶念(억념)은 기억하다, 회상하다, 그리워하다, 기념하다의 여러 뜻이 된다.
본의 아닌 실수로 백지 편지를 보내온 남편에게 보낸 답장이다. “푸른 휘장 창 아래서 봉한 것을 뜯어보니, 편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백이네요. 의당 당신이 품으신 헤어진 恨(한)일 터인데, 저에 대한 생각이 온통 무언 속에 담겼군요.”
백지이지만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다 읽어냈다. 그리고 보낸 답장 역시 구체적인 표현은 없어도 그 마음이 충분히 드러난다. 때로는 無言(무언)이 훨씬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건 서로 마음이 온전히 통하는 경우이다. 또 그런 사이라도 편지 겉봉 같은 그 어떤 단서가 있어야 한다. 淸(청) ‘隨園詩話(수원시화)’에 실린 郭暉遠(곽휘원)의 아내가 쓴 ‘寄夫(기부)’의 구절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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