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의 힘 가요계 살릴까

  • 입력 2008년 10월 14일 03시 00분


4집앨범 2주만에 20만장 돌파

그룹 ‘동방신기’의 4집 ‘미로틱’이 발매 2주 만에 음반 판매 20만 장을 넘어섰다. 13일 음반판매 집계 사이트인 한터 월간차트는 20만8345장이 팔린 것으로 집계했다.

최근 2년간 국내 가요계에서 20만 장을 넘긴 가수는 동방신기가 유일하다. 올해 음반을 낸 서태지(13만3000여 장), 빅뱅(13만2000여 장), 브라운아이즈(12만 장), 김동률(10만3000여 장)도 15만 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음반 판매량과 별개로 동방신기의 상대적인 판매 순위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한국음악산업협회에 따르면 2004년 발표한 1집 ‘믿어요’는 24만2580장을 팔며 전체 순위 중 8위를 기록했다. 2005년 2집 ‘라이징 선’은 4위(22만2472장)를, 2006년 3집 ‘오! 정반합’은 1위(34만9317장)를 기록했다. 동방신기 3집은 2006년 이래 국내 가요계에서 최다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2주 만에 20만 장을 넘은 판매 속도를 감안하면 선주문만 33만 장이었던 이번 4집이 35만 장 기록을 넘어설지도 관심거리다.

동방신기의 ‘신기한’ 음반 판매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일단 음반을 소장하고 싶어 즉시 구입하는 충성도 높은 팬층이 두껍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동방신기 팬카페에 가입한 회원만 80만 명이다. 요즘 아이돌 그룹의 팬카페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며 결속력도 강하다는 게 특징이다.

동방신기의 경우 음반 판매에선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온라인 음원 판매에서는 상대적으로 처져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타이틀곡 ‘주문’은 온라인 음원 판매를 집계하는 도시락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을 제외하고 벅스에서 9위, 멜론 3위, 뮤즈 7위, 싸이월드에서 9위를 차지했다. 현재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는 원더걸스의 ‘노바디’, 비의 ‘러브스토리’가 동방신기의 노래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방신기가 20만 장을 넘어서자 가요계의 음반 판매가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를 음반 부활의 신호로 보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팬이 음반이 아닌 MP3 파일을 통해 음악을 듣는 현실에서 음반 판매를 과연 성공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동방신기가 보여 주는 오프라인에서의 힘은 음악보다는 여자 중고교생뿐만 아니라 젊은 여대생에게도 통하는 소구력과 아이돌 대표 그룹인 동방신기가 가진 흡수력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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