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진실 자살 직전 행적은

  • 입력 2008년 10월 3일 02시 58분


소주 마시고 자정 귀가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

신세 한탄하며 울먹여

“아이들 부탁” 지인에 문자

욕실 들어가 문 걸어잠가

오전 6시경 숨진채 발견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야. 언니가… 혹… 무슨 일이 있더라두 ××와 △△ 잘 부….’

‘미안해.’

톱 탤런트 최진실(40) 씨는 2일 0시 42분경 데뷔 초부터 함께 활동했던 코디네이터 이모(36) 씨에게 2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이날 오전 6시경 숨진 채 발견됐다.

○ “내 모습이 예전 같지 않느냐” 한탄

최 씨는 전날까지 CF 촬영 등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냈다. 1일에도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모 제약회사의 지면광고 촬영을 했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날 촬영에서 최 씨는 “몸이 너무 안 좋다”,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또 “내 모습이 예전 같지 않으냐”, “옛날에 비해 못하냐”며 우울해했다.

함께 촬영했던 배우 손현주 씨는 “스튜디오에 들어선 순간부터 얼굴이 무척 안 좋아 보였다. 촬영 도중 너무 힘들어 해 촬영을 중간에 그만뒀다”고 전했다.

최 씨는 “클로즈업 샷은 이달 말에 한 번 더 만나 찍자”며 오후 4시경 촬영장을 나섰다. 그러고는 코디네이터 이 씨와 매니저 박모(28) 씨 등과 함께 인근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사 자리는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최 씨는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에서 지인들과 함께 소주 3병을 마셨다. 술에 취한 최 씨는 서초구 잠원동 자택으로 돌아오는 길에 매니저 박 씨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되뇌었다.

박 씨와 함께 집에 들어선 최 씨를 어머니와 친척 박모 씨가 맞았다.

어머니 정모(61) 씨는 “거실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딸이 울먹이며 침실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최 씨는 어머니와 친척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뭐니 나하고는 상관없는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2일 0시 반경이었다.

손자와 함께 잠들었던 정 씨가 깬 것은 오전 4시경. 집 안을 둘러보던 정 씨는 최 씨의 침대가 잠을 잔 흔적 없이 깨끗한 것을 보고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 씨는 “욕실 문이 그때까지 잠겨 있었다. 안에서 불빛이 새어나와 문을 열라고 두드리며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열쇠를 찾다가 안돼 열쇠공을 불러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욕실 문이 열린 것은 오전 6시경. 최 씨는 욕실 샤워 꼭지에 압박붕대를 묶어 목에 감고 숨져 있었다.

○ 드라마와 토크쇼 등 출연 확정된 상황

숨진 최 씨는 2009년 2월 방영 예정인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시즌 2’에 출연할 계획이었다. 연출을 맡은 이태곤 PD와도 10월 중순에 만나 일정을 상의하기로 약속까지 잡아놓은 상태였다.

최 씨는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이 PD와의 통화에서 “‘(최진실) 사채설’ 유포자가 경찰에 붙잡히긴 했지만 그냥 상처만으로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PD는 “당시 최 씨가 마음고생이 많아 보였지만 그래도 웃는 표정이어서 이렇게까지 힘들어한 줄은 몰랐다.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씨가 출연한 마지막 프로그램은 9월 9일 종영한 OBS TV ‘최진실의 진실과 구라’다. 3월부터 이 토크쇼의 MC를 맡았던 최 씨는 종영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시즌2에서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 프로그램의 유진영 PD는 “내년 중 시즌 2를 제작할 계획이었고 최 씨도 흔쾌히 동의했다. 최 씨가 MC로 출연한 첫 프로그램이어서 의지가 대단했고 시청자 반응도 좋아서 만족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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